3조원 몰린 단일종목 ETF
최근 코스피가 4거래일 연속으로 4에서 8%대의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관련 단일종목 ETF에 역대급 자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개인들은 이들 종목의 레버리지형 ETF에만 3조 원 가까운 매수세를 집중시켰는데요, 정작 기관 투자자들은 같은 상품에서 자금을 빼내며 이탈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질수록 개인들은 오히려 고위험 상품에 공격적으로 베팅하며 수익 기회를 노리고 있는 겁니다.
기초자산보다 두 배 이상 튀는 변동성
단일종목 ETF는 특정 기업 주식 하나에 거의 전부를 투자하는 구조입니다. 구성 자산의 약 99%가 해당 종목으로 채워져 있고, 나머지 자산까지 활용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라 레버리지 효과가 강하게 나타납니다. 실제로 지난 8월 8일 삼성전자가 7.90% 하락했을 때 관련 ETF는 20.7% 급락했고, 9월 8일 SK하이닉스가 17% 넘게 상승하자 ETF는 31%에서 34%까지 급등했습니다. 기초자산보다 2배에서 3배에 달하는 변동성이 나타나는 상품인 만큼, 단기 수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는 것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흐름입니다.
한투증권 엇박자가 드러낸 시장 허술함
그러나 이런 열기 속에서 시장 질서를 흔드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이 운용하는 ACE SK하이닉스단일종목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이 7% 넘게 급락했음에도 50% 가까이 폭등하는 비정상적 거래가 나타났는데요. 이유를 들여다보니 회사 내부 부서 간의 소통 오류였습니다. 종가 동시호가에서 유동성공급자 의무가 면제되는 시간에 한투 LP 부서가 호가를 회수했는데, 같은 회사 브로커리지 부서가 변동성완화장치 발동 사실도 모른 채 시장가 매수 주문을 던지면서 빈 호가창을 싹쓸이한 겁니다. 실제 자산 가치는 1만 6천 원대였지만 3만 원에 거래가 체결되며 괴리율이 85%까지 벌어졌습니다. 한국거래소는 해당 ETF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지만, 이번 사태는 급변하는 장세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단일종목 ETF 시장이 얼마나 취약한 부분을 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개인들의 베팅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KODEX SK하이닉스에서는 개인이 4천억 원 넘게 사들이며 256억 원의 순매수를 기록했고, TIGER 삼성전자에서도 개인은 1천억 원 이상을 매수하며 기관의 매도 물량을 흡수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높은 수익률을 노릴 수 있지만, 기초자산의 움직임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하락할 위험 또한 공존한다는 점은 투자자들이 명심해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