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한복판에 뜬 투박한 한글 문구
현지 시간 8월 13일 오후,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이색적인 광고가 떴습니다. 화려한 글로벌 브랜드 영상 사이로 '봉화사과 맛있지만 광고 안 합니다'라는 투박한 한글 문구가 등장한 건데요. 파란색 '봉화'와 빨간색 '사과'라는 글자가 어우러져 탐스러운 과일 이미지와 함께 선명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 광고를 기획한 주인공은 경북 봉화군청에서 근무하는 20대 공무원 김수성 주무관입니다. 그는 봉화군 공식 SNS의 가상 캐릭터인 '봉숭이 주무관'을 운영하며 지역 농산물 홍보에 힘써 왔는데, 이번에는 직접 사비를 들여 뉴욕 광고를 집행하며 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수출이 아닌 국내 관심을 노린 역발상
사실 이 광고는 미국 소비자를 겨냥한 수출 전략이 아닙니다. 김 주무관은 타임스퀘어에 광고를 냈다는 사실 자체가 국내에서 화제가 될 거라고 판단했죠. 뉴욕이라는 상징성을 빌려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겠다는 역발상 마케팅입니다. 군청 예산에는 국외 광고 항목이 없어 김 주무관은 32만 9천 원을 직접 결제했습니다. 이 비용은 전광판 전체를 독점하는 게 아니라 여러 광고가 번갈아 나오는 상품을 활용한 것으로, 24시간 동안 매시 36분에 15초씩 노출되는 방식입니다. 그는 SNS에 카드 결제 영수증까지 공개하며 '내돈내산'임을 인증했고, 일부에서 제기된 AI 합성 의혹에도 실시간 확인 사이트를 공개하며 사실임을 밝혔습니다. 지난 7월에는 맥도날드에 봉화사과 협업을 공개 구애하는 등 남다른 행보도 이어오고 있습니다.
파급력 넘어선 공무원의 열정
광고 소식이 인스타그램 등에 알려지자 하루 만에 좋아요 7,000개를 넘기며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누리꾼들은 '진짜 광고다', '보법이 다르다'며 찬사를 보냈고, 실제로 봉화사과를 주문하겠다는 글이 이어졌습니다. 재미있는 건 타 지자체의 반응인데요. 울산 남구청은 해당 주무관에게 스카우트를 제안했고, 의성군은 비용 분담으로 마늘 광고를 함께 넣자고 화답했습니다. 사과로 유명한 충주시도 유쾌한 반응을 보였죠. 봉화군은 해발 400에서 500미터 고지대로 일교차가 커 사과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방소멸 위기 속에서 정형화된 홍보를 넘어 브랜드 자체를 각인시키려는 젊은 공무원의 시도가 단순한 이슈를 넘어 실질적인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