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채웠지만 남은 숙제
오는 10월 2일 공식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이른바 중수청의 인력 모집 첫 성적표가 나왔습니다. 검찰청 소속 검사와 수사관 등 총 2,375명이 특례 임용에 지원하면서 정원 2,874명의 82.6%를 채웠는데요. 공소청 직제가 확정되지 않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나온 결과라 준비단 측도 의미 있는 참여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숫자 뒤에는 상당한 온도 차가 숨어 있었습니다. 특히 검찰 내부에서는 지원 열기가 곳곳에서 식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을 비롯한 간부급 검사들의 지원이 관심을 끌었지만, 이는 전체 검사 지원 흐름을 설명해 주지 못합니다. 실제로 검사들의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인사관리상의 이유로 비공개 처리되었는데, 일부 현장 후기에서는 수사관 2,200여 명에 비해 검사는 260여 명에 그쳤다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직급과 근무환경이 발목을 잡다
검사들이 중수청행을 망설이는 이유는 꽤 현실적입니다. 10년 미만 경력의 평검사가 옮길 경우 기존 3급 상당의 대우를 받던 신분에서 4급 수사관으로 직급이 낮아지기 때문인데요. 당연히 승진과 처우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관리자급인 지검장이나 부장검사는 1급이나 2급 보직으로 갈 수 있지만, 이런 자리는 전체 정원에서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수사관들 사이에서도 세대별로 뚜렷한 온도 차가 나타났습니다. 6·7급의 젊은 수사관들은 새로운 수사 기구에서 맡게 될 업무에 기대감을 보이며 상대적으로 높은 지원률을 기록했는데요. 반대로 정년을 앞둔 고연차 베테랑들은 이동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들은 노후 준비나 가족과의 동거 문제 등 현실적인 부담을 먼저 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부산 등 지방의 경우는 상황이 더 복잡합니다. 부산중수청이 들어설 강서구 명지동은 기존 법조타운과 약 31km나 떨어져 있어 영장 신청이나 재판 대응에 상당한 이동 시간이 소요됩니다. 여기에 5년 장기근속 후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순환근무 제도까지 겹치면서 지방의 인력 유치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초대 청장과 남은 인력 확보
사실 중수청의 고민은 내부 인력만이 아닙니다. 초대 청장을 누구로 세울 것인가도 큰 딜레마인데요. 검찰 출임 인물을 임명하면 수사와 기소 분리라는 제도 취지가 퇴색할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반대로 판사나 학자 등 비검찰 출신을 세우면 직접 수사 경험과 대규모 조직 운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미충원 인력은 어떻게 채울까요. 준비단은 공소청 직제 확정 이후 추가 특례 임용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경찰, 변호사, 회계사, 사이버 및 금융 분석 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한 경력경쟁채용도 병행할 계획인데요. 문제는 조직의 성패가 결국 전문성과 조직 문화에 달려 있다는 점입니다. 외부 인력이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지, 기존 검찰 인력과의 협업은 원활할지 아직은 지켜봐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새로운 형사 사법 체계의 핵심 축이 될 중수청. 출범까지 남은 두 달 동안 직급 체계 정리와 근무 환경 개선 등 실효성 있는 인력 유인책이 뒷받침된다면, 지금의 숫자 너머 진짜 역량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