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선 중앙그룹의 운명
JTBC가 206억 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한 뒤, 중앙그룹 계열사 5곳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습니다. 6월 23일 서울회생법원에서는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각사 대표들이 줄심문을 받았는데요. 재판부는 부채 규모와 자산 현황, 그리고 향후 구조조정 방안 등을 면밀히 살폈습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2일 JTBC의 디폴트 선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중앙홀딩스를 비롯해 콘텐트리중앙, 중앙피앤아이, 메가박스중앙이 14일에, JTBC가 15일에 각각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죠. 법원은 보전처분과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려 자산과 채권을 동결한 상태에서 심문을 진행했습니다.
특히 JTBC는 다른 계열사와 달리 회생절차 개시를 보류하고 자율구조조정 지원 프로그램, 이른바 ARS 참여를 희망했는데요. ARS가 승인되면 법원의 강제 절차 없이 최대 3개월간 채권자와 자율 협의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반면 나머지 4개 계열사는 법원 주도의 회생 절차 개시가 이루어질 경우 관리인 선임을 거쳐 구체적인 회생 계획을 수립하게 될 겁니다.
채권자들이 지금 해야 할 일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개별 채권추심과 강제집행이 중단되면서 채권자들은 법원이 정한 틀 안에서만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건 채권의 성격을 구분하는 겁니다. 수시 변제가 가능한 공익채권과 달리 회생채권은 원금 상당 부분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어서, 신속한 대응이 필수적입니다.
JTBC 회사채 투자자라면 법정 신고 기간 내에 반드시 채권 신고를 마쳐야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외주 제작사는 쌍방미이행 계약 여부를 확인해 공익채권으로 전환할 수 있고, 프리랜서 스태프는 실질적인 종속관계를 증명해 근로자성을 주장함으로써 임금채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데요.
금융권에 미친 파장도 적지 않습니다. 중앙그룹에 대한 금융권 직접 신용공여 규모는 약 1조 3,000억 원으로 파악되었는데, 특히 한양증권은 840억 원의 익스포저를 보유해 실적 변동성이 커졌습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권은 재무제표에 잡히지 않는 유동화 SPC나 영구채 등 숨은 부채에 대한 경계심을 높이고 있어, 향후 기업 여신 심사가 더욱 까다로워질 전망입니다.
종편 재승인과 미래 쟁점들
중앙그룹의 위기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를 넘어 여러 산업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메가박스중앙의 회생절차 돌입은 롯데시네마와의 합병 논의에도 큰 변수가 됐는데요. 2025년 5월 체결된 MOU는 대등 합병을 전제로 했지만, 회생절차로 인한 기업가치 재평가가 불가피해지면서 기존 구도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6월 30일 MOU 만료를 앞두고 롯데시네마는 합병 무산, 구조조정 후 인수, 독자 생존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중앙그룹은 자구책으로 SLL중앙이 보유한 티빙 지분 매각을 추진하며 약 2,000억 원의 자금 확보를 노리고 있습니다. 다만 그룹 전체 부채가 2~3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가장 시급한 쟁점은 오는 10월 방송통신위원회의 JTBC 종편 재승인 심사입니다. 재승인 심사에서 경영·재정 능력 항목이 과락 처리될 경우 총점과 관계없이 재승인이 불가능할 수 있어, ARS 결과와 대주주의 책임 있는 자구 노력이 관건이 될 겁니다. 법원의 최종 판단과 채권자들의 협상 결과에 따라 중앙그룹의 향후 운명이 갈릴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