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T 인력, 핵심 자금줄이 되다
최근 북한이 해외 IT 인력을 위장 취업시켜 외화를 벌어들이는 문제가 국제사회의 주요 안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국 하원에서는 이를 겨냥한 '북한 페이커 법(The North Korean FAKER Act)'이 발의되었는데요, 이 법안은 북한이 원격 근무 형태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쓰이는 경로를 원천 차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영 김 의원과 아미 베라 의원이 여야를 넘어 공동 발의한 이 법안은 단순한 제재를 넘어 실질적인 차단망을 구축하려는 취지를 담고 있습니다.
사실 북한의 이런 위장 취업은 이미 상당한 규모로 알려져 있습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원격 근무를 일상화하면서 신분을 위장한 북한 인력들이 해외 기업에 침투해 외화를 벌어들이는 사례가 속속 드러나고 있는데요, 이들이 벌어들인 자금 상당수가 대량살상무기 개발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의 우려는 커지고 있습니다.
국제 공조와 민간 협력으로 차단망 구축
이번 법안의 핵심은 미 국무장관에게 동맹국 및 파트너 국가들과의 공조 권한을 부여한 점입니다. 단순히 미국 내에서만 제재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IT 인력이 활동하는 국가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공동 제재 대상을 조율하도록 규정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불법 활동을 방치하거나 이를 가능하게 하는 국가들과의 외교적 관여를 우선순위에 두어 압박 수위를 높이려 합니다.
민간 부문과의 협력도 구체화했습니다. 국무장관이 사이버 보안 기업, 금융기관, 가상자산 플랫폼과 협력하도록 했으며, AI와 합성 신원을 이용한 정교한 위장 수법에 맞서 기술적 차단책을 마련했습니다. 이와 함께 '정의에 대한 보상' 프로그램 포상금을 증액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북한 관련 불법 조직에 대한 제보를 유도하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이러한 법안 발의와 맞물려 한국,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 11개국은 북한 IT 인력 관련 공동 주의보를 발표했습니다. 각국은 기업과 기관에 북한의 위장 취업 수법과 유의 사항을 알리며 생태계 차단을 적극 촉구했는데요, 이는 작년 8월 한미일 공동성명 이후 구체화된 국제 공조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효성을 높이려는 과제들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실제 처벌 사례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지난 4월, 북한 근로자의 위장취업을 도운 미국인 2명이 각각 징역 9년과 7년 8개월의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은 원격 근무용 노트북을 대신 수령하거나 미국 현지에서 근무하는 것처럼 속이는 수법을 썼는데요, 이번 법안은 이런 현실적 대응을 법제화하려는 움직임입니다.
다만 북한의 위장 수법이 AI를 활용해 날로 교묘해지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단순히 신분 확인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기술 기업과의 실시간 정보 공유 체계를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무장관이 의회에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한 규정은 이런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하려는 장치로 해석됩니다.
글로벌 원격 근무 시장이 계속 확대되는 가운데, 북한의 불법 외화벌이를 막기 위한 국제사회의 대응은 앞으로도 더욱 치밀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