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밈과 격렬해진 여론전
용산공원 일부에 주택을 짓겠다는 정부 방침에 반대 여론이 AI 이미지를 통해 폭발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바라본 남산 경관을 아파트가 가로막는 '국중박 아파트뷰'를 시작으로, 청와대와 국회의사당 부지에 초고층 아파트를 배치한 가상 사진들이 SNS에서 넘쳐나고 있는데요. 용산 주민들은 근조화환을 내걸며 강력 반발했고, 역사학계와 환경 단체도 성명을 냈습니다. 이들은 용산공원이 침략과 전쟁, 분단의 흔적이 담긴 역사적 공간이라며, 콘크리트 아파트로 채우는 것은 공원의 정체성을 없애는 몰역사적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훼손부지냐, 공원 예정지냐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만났지만,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국토부는 장교숙소나 옛 방위사업청 부지처럼 건물이 있던 곳을 녹지가 훼손된 부지로 보고, 이곳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을 제한적으로 공급하자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오 시장은 이 모든 땅이 공원 예정지이며, 미군기지 반환 후 전체를 대규모 녹지공원으로 만든다는 게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을 통해 국민과 약속한 사항이라고 맞받았습니다. 그는 용산공원이 남산부터 한강까지 이어지는 녹지 축의 핵심이라며, 한 치의 주거용 개발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대신 캠프킴 부지나 한국은행 생활관 등 인근 부지를 유연하게 활용하자는 대안을 내놨습니다.
법과 땅 오염이 남긴 과제
현실적으로 용산공원 내 주택 공급은 법적·행정적 장벽이 만만찮습니다. 2007년에 제정된 특별법은 본체부지 전체를 공원으로 조성하고 다른 용도 변경을 금지하고 있는데요. 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며, 이후에도 공청회와 추진위원회 심의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여기에 미군기지 반환 부지에서 비소와 다이옥신 등이 기준치를 수십 배 초과해 검출된 토양 오염 문제도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화 비용 부담 주체를 둘러싼 한미 간 이견과 정밀 조사 시간을 고려하면, 실제 착공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봅니다. 오 시장은 이런 불투명한 공급 계획보다 디딤돌대출 한도 확대나 청년미래보금자리론 확대 같은 실질적인 주거 사다리 복원이 청년 문제 해결의 핵심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양측은 다음 주 재회동을 약속했지만, 입장 차이가 워낙 커서 접점 찾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정부는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속도 내고 있지만, 용산공원만큼 상징성과 갈등이 큰 부지도 드물 것입니다. 결국 공원의 역사성과 청년 주거라는 두 가치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