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전 그날의 아픔을 기리며
2026년 8월 18일, 경기도 파주 캠프 보니파스에서 특별한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 50주기를 맞아 유엔군사령부가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한미 장병들과 희생자 유가족들이 함께했습니다. 아서 보니파스 소령과 마크 배럿 중위의 넋을 기리는 자리였는데요, 참석자들은 반세기가 흘렀음에도 여전한 상실의 아픔을 나눴습니다.
스콧 윈터 유엔군사령부 부사령관은 추모사에서 세상이 많이 바뀌었지만 비무장지대의 근본적인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평화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지켜내고 때로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메시지는 오늘날의 안보 현실을 되새기게 하는 부분이었습니다.
50년 전 판문점에서 일어난 비극
사건의 발단은 1976년 8월 18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는 미루나무 가지치기 작업이 한창이었습니다. 아서 보니파스 소령과 마크 배럿 중위가 작업을 지휘하던 중 북한군이 작업 중단을 요구하며 갑자기 공격을 가했습니다. 도끼와 몽둥이 등으로 무차별적으로 당한 두 장교는 현장에서 숨을 거뒀고, 한국군 장교를 포함한 여러 병사도 다쳤습니다.
이 사건은 정전협정 이후 한반도에서 미군이 연루된 가장 심각한 충돌로 기록되었습니다. 미국은 즉각 전투기와 폭격기를 발진시키는 무력 시위를 벌였고, 이후 공동경비구역은 군사분계선을 기준으로 남북이 분할 경비하는 체제로 전환되었습니다. 희생된 두 장교는 각각 계급이 추서되었고, 그들의 이름을 기리기 위해 이곳 기지는 캠프 보니파스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유산을 이어가는 사람들
추모식에는 보니파스 소령의 딸 베스 보니파스와 배럿 중위의 조카 스테이시 애덤스 등 유가족 여덟 명이 참석했습니다. 베스는 아버지의 유산이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이어진다며, 매년 추수감사절마다 장병들에게 편지와 직접 만든 과자를 보내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스테이시는 이 사건이 한국을 안전하게 지키고 북한의 침략을 막아야 한다는 목표 아래 한미를 더욱 굳건히 묶었다고 말했습니다.
행사가 끝난 뒤 참석자들은 사건 현장 인근에 있는 돌아오지 않는 다리를 찾아 헌화하며 평화와 안전을 위한 지속적 결의를 다졌습니다. 5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이들의 희생이 남긴 교훈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오늘도 그들의 임무를 이어가는 수많은 장병들의 노력 속에서, 평화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