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7 한 장의 사진이 뒤집은 동맹
지난 6월 15일부터 17일까지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는 서방의 결속을 다지자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미국과 이탈리아 동맹의 균열을 드러내는 자리가 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다정하게 대화하는 사진이 공개돼 양국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가 모였으나, 그 기대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폐막 이틀 뒤인 19일 이탈리아 민영 방송 라세테 인터뷰에서 멜로니 총리가 사진을 찍어달라며 구걸했고, 안쓰러운 마음에 찍어줬다고 주장했습니다. 멜로니 총리는 즉각 SNS를 통해 해당 발언이 완전히 날조된 이야기라고 반박하며, 미국 대통령이 동맹국을 상대로 이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알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란 전쟁이 만든 균열의 뿌리
결정적 균열은 사실 G7이 아니라 이란 전쟁에서 시작됐습니다. 미국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대응해 상선 호위와 군함 파견을 NATO 회원국들에 요청했을 때, 이탈리아는 이를 거절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이란 공격 당시 이탈리아 내 미군 기지와 활주로 사용도 제한하면서 막대한 물류적 불편이 초래됐다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수십 년간 이탈리아를 지켜줬지만, 정작 시험대에 섰을 때 이탈리아는 미국과 세계를 외면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멜로니 총리는 이에 대해 미군 기지 사용은 협정에 따른 것이며 이탈리아는 주권 국가라고 맞섰습니다. 이 갈등에 종교적 맥락까지 얽히면서 상황이 더 복잡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비판한 레오 14세 교황을 공격하자, 멜로니 총리가 이를 용납할 수 없다며 교황을 옹호한 것입니다. 취임식에 유럽 정상 중 유일하게 참석했던 사이로 가까웠던 두 사람의 관계는 이 지점부터 급격히 멀어졌습니다.
동맹의 균열, 어디로 향하는가
이후 멜로니 총리는 지지율까지 공격받자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지지율은 이탈리아 국익을 수호하는 능력에 달린 것이지, 트럼프 대통령과의 우정에 달린 것이 아니라고 정면으로 응수했습니다. 트럼프로 하여금 본인의 지지율이나 챙기라고 꼬집었고, 실은 뉴욕타임스와 시에나대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 지지율이 재집권 후 최저인 37%까지 떨어진 상태였습니다.
결국 이탈리아 정부는 안토니오 타야니 외무장관의 미국 방문 일정을 취소하며 항의의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타야니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사가 이탈리아 전체를 능멸한 것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서방의 결속을 다져야 할 G7 회의의 취지가 무색하게 됐다는 비판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입이 동맹국 사이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