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성에 가려진 월드컵 꿈
이란 축구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참가가 정치적 갈등으로 인해 극히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이란 축구협회 메흐디 타즈 회장은 최근 현지 방송을 통해 "월드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사실상 불참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란은 이미 본선 G조에 편성되어 미국에서 열릴 예정인 세 경기를 앞두고 있었는데요,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경기 진행 자체가 불가능해 보인다는 판단에서입니다. 월드컵 개막 100일을 앞둔 시점에서 스포츠의 장이 정치적 충돌에 휘말리는 안타까운 현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란의 불참 움직임은 단순한 보이콧 차원을 넘어섭니다. 공습으로 이란 최고 지도자가 사망하고 혁명수비대 고위 지휘부가 희생되는 등 현지 정세가 극도로 불안정해졌기 때문입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서아시아 지역 경기가 전면 취소되고 이란 국내 리그도 중단되는 등 축구계 전체가 마비 상태에 빠졌습니다. 카타르에서 예정됐던 피날리시마 2026 연기, F1 그랑프리 개최 불투명 등 중동 지역 스포츠 행사 전반이 직격탄을 맞은 형국이죠.
157억 원의 손실과 FIFA의 난제
이란이 월드컵 출전을 포기할 경우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합니다. FIFA는 본선 진출국에게 준비 비용으로 150만 달러(약 152억 원)를 지급하고, 조별리그 탈락 시까지 포함하면 최대 1050만 달러(약 157억 원)에 이르는 금액을 지원합니다. 게다가 기권 시점에 따라 최대 9억 4천만 원의 벌금까지 부과될 수 있어, 총 손실액은 160억 원을 넘어설 전망입니다.
더 큰 문제는 차기 대회 참가권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FIFA 규정에 따라 무단 기권 시 다음 월드컵 예선에서 제외될 수 있어, 이란 축구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결정이 될 수 있습니다. FIFA는 현재 이란의 불참에 대비해 대체 팀을 물색 중인데요, 아시아 예선 성적을 기준으로 이라크나 아랍에미리트(UAE)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라크가 플레이오프에서 본선 티켓을 따낼 경우 UAE가 대체팀으로 올라오는 시나리오가 유력해 보입니다.
FIFA의 가장 큰 고민은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대회를 안전하게 진행하는 방법입니다. 지난해 인판티노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평화상을 수여한 것이 재조명되며 FIFA의 정치적 공정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독일 축구협회가 보이콧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국제적인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발이 묶인 선수들과 중동 스포츠의 미래
현지에서 활동하던 선수들의 안전 위험도 급격히 높아졌습니다. 한국 국가대표 출신 수비수 이기제 선수는 테헤란의 한국 대사관으로 대피한 상태이며, 공항 폐쇄로 인해 육로 탈출까지 고려하고 있습니다. 그는 "통신이 두절된 상태에서 대사관 도움으로 귀국 루트를 찾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스페인 골키퍼 안토니오 아단은 신속히 튀르키예를 거쳐 탈출에 성공했지만, 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여전히 이란에 갇혀 있습니다.
이런 혼란 속에서 이란 축구협회의 선택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월드컵보다 정국 수습이 시급한 상황에서, 미국 땅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선수단과 응원객의 안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우세합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에는 대규모 이란 교민 사회가 있어 경기장内外에서 정치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중동 스포츠계의 전반적인 불안감도 커지고 있습니다. 두바이 공항 폐쇄로 선수 이동에 차질이 빚어지고, 배드민턴과 승마 대회까지 연쇄 취소되는 등 영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치적 갈등이 스포츠의 보편적 가치를 위협하는 현실 앞에 국제 스포츠계는 효과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할 듯합니다. 단기간 내 정세 안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만큼, 향후 몇 주 안에 이란의 공식 결정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