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상으론 늘었지만, 시장에 안 보이는 물량
OPEC+가 오는 9월부터 하루 18만 8천 배럴의 원유 생산을 늘리기로 결정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비롯한 핵심 7개국이 참여한 이번 증산으로, 2023년부터 이어져 온 자발적 감산 조치가 사실상 모두 종료되는 셈인데요. 문제는 서류상 생산 목표는 늘었지만, 실제 시장에 도달하는 물량은 제한적이라는 점입니다.
이란 전쟁으로 인한 호르무즈 해협 차단과 중동 지역의 물류 차질이 계속되고 있어서, 산유국들이 늘린 만큼 수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거든요. 사우디아라비아나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주요 산유국의 실제 수출량이 목표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시장에서 우세합니다.
3년 만에 되돌아온 생산 기준선
이번 결정은 지난 2023년 4월과 11월에 각각 시행했던 자발적 감산을 단계적으로 되돌리는 마지막 조치입니다. 6개월 연속 증산을 결정하면서 총 165만 배럴 규모의 감산분이 이론적으로 모두 복원되었는데요. 이는 수년간 이어진 공급 제한 기조가 한 단계 마무리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다만 2022년부터 유지해 온 하루 200만 배럴 규모의 별도 감산 조치는 2026년 말까지 그대로 유지됩니다. 또한 올해 5월 OPEC을 탈퇴한 아랍에미리트는 이번 증산 대상에서 제외되어, 회원국 간 힘의 균형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전쟁과 수요 둔화 사이에서
당분간 시장의 관심은 4분기 생산 정책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일부에서는 연말까지 증산을 멈출 것으로 내다봤지만, 성명에는 10월부터 12월까지의 구체적 계획이 담기지 않아 조절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리스타드에너지 등 에너지 전문 기관들은 2027년 할당량 협상을 앞두고 잉여 물량 관리가 새로운 과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국 경기 둔화와 전기차 확대로 인한 석유 수요 감소가 구조적인 우려를 키우고 있습니다. 공급은 전쟁 때문에 늘지 않는데, 수요는 장기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딜레마가 깊어지는 거죠. OPEC+는 다음 달 6일 다시 회의를 열어 시장 상황을 점검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