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장에서 사라진 1,104표
2026년 6월 3일 치러진 지방선거 전북교육감 개표 과정에서 유권자 1,104명의 표가 누락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습니다.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1동 제1투표소의 결과가 통째로 빠진 채, 같은 동 제3투표소의 결과만 두 차례 중복 반영됐는데요.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오류를 선거 다음 날인 6월 4일 오전에 발견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전산 수정 없이 그대로 마감을 눌렀고,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선관위를 향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1,104명의 소중한 한 표가 기록 착오 속에서 증발한 채 선거가 끝난 것입니다.
오류는 어디서 시작됐나
이번 사태의 발단은 투표록 한 장의 오기였습니다. 중화산1동 제3투표소의 투표록 속지 제목이 '제1투표소'로 잘못 기재되면서, 개표 분류 담당자는 이를 그대로 전산에 입력했습니다. 이후 실제 제1투표소 자료가 접수되자 담당자는 기존 데이터를 덮어쓰기하는 과정에서 데이터가 뒤엉켰는데요. 그 결과 제1투표소에 투표한 1,104명의 결과는 전산에서 완전히 빠지고, 제3투표소 994명의 결과만 중복으로 남게 됐습니다. 단순한 글자 하나의 실수가 1,104명의 표를 허공으로 날려버린 셈입니다. 더 황당한 건 선관위가 이를 다음 날 바로잡는 과정에서, 전북교육감 선거를 제외한 나머지 5개 선거 결과만 정정하고 교육감 선거는 그대로 마감했다는 점입니다. 오류를 인지하고도 시정하지 못한 셈입니다.
되풀이되는 '단순 실수' 논란
정정 결과를 보면 천호성 전북교육감 당선인은 554표에서 597표로, 이남호 후보는 400표에서 462표로 각각 늘어납니다. 두 후보 간 득표 차이는 기존 154표에서 135표로 19표 줄어들지만, 최종 득표 차이가 11만 8,644표에 달하기 때문에 당락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선관위의 설명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숫자 그 이상입니다. 이번에도 선관위 측은 이를 '단순 실수'로 규정하고 있어 유권자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앞서 전국적인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신뢰에 큰 상처를 입은 데 이어, 이번에는 개표 과정의 허술함까지 드러난 것입니다. 선관위는 6월 11일 회의를 통해 정정된 득표수를 공식 집계에 반영하고 후보자들에게 통보하기로 했습니다. 다만 이미 깨진 선거 관리 기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