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해 속 60시간, 아이의 숨결을 찾다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와 토석류 참사 속에서 5세 소녀가 극적으로 구조되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네팔 무장경찰 구조대원들은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에서 희미한 소리를 포착했는데요. 처음에는 고양이 울음소리로 착각했지만, 정밀 수색 끝에 아이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약 60시간 동안 잔해 속에 갇혀 있던 마니샤 마가르 소녀는 맨손으로 진흙을 파내는 구조대의 노력 끝에 드디어 바깥 공기를 마셨습니다. 구조 당시 마니샤는 거의 반응하지 못하는 상태였으나 살아있었고, 이 소식은 참사 속에서 가장 눈에 띄는 희망의 순간으로 전해졌습니다.
구조 이후 상황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헬리콥터를 통한 긴급 이송이 요청되었으나 기상 악화로 즉각적인 이동이 불가능했는데요. 구조대는 마니샤를 인근 캠프로 옮겨 응급처치를 실시했고, 삶은 쌀을 우린 물을 마시게 한 뒤 기력을 회복시켰습니다. 다음 날인 29일 오후에야 비로소 카트만두의 티칭병원 소아응급실로 이송되었으며, 마니샤는 이곳에서 부모와 감격적인 재회를 이루었습니다. 현재 병원 관계자는 마니샤가 안정을 되찾아 점차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강을 덮친 빙하 붕괴, 수천 명의 사상자
이번 참사는 지난 8월 26일 네팔 라수와 지역과 티베트 지룽현 접경지에서 빙하가 붕괴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발생한 토석류는 보테코시강과 트리슐리강 유역을 그대로 덮쳤고, 거대한 피해를 남겼는데요. 30일 AFP 통신 집계 기준으로 네팔과 중국 양측에서 사망자 788명, 실종자 3,048명이 발생했습니다. 이처럼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한 자연재난은 양국 모두에 걸쳐 막대한 인명 피해를 야기했고, 아직 끝나지 않은 수색 작업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마니샤가 발견된 곳은 해발 2,200m에 위치한 국경 순찰 초소 인근으로, 고지대의 악조건 속에서 구조 활동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구조대의 헌신이 돋보입니다.
참사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 국민들이 주목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네팔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있던 한국인 9명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인데요. 이들에 대한 구조와 수색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관련 당국은 현지 구조 당국과 협력하며 실종자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수색과 남은 과제
마니샤의 기적적인 생존은 구조대의 끈질긴 노력 덕분이지만, 이번 참사가 남긴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습니다. 악천후와 좋지 않은 시야는 헬기 운항을 비롯한 구조 작업 전반을 제약하고 있는데요. 고지대 특성상 접근 자체가 어려운 곳이 많아 실종자 수색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한국인 실종자들이 있었던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은 인접 강 유역에 위치해 있어 추가 피해 우려 속에서 신속한 확인이 필요한 실정입니다.
마니샤가 부모의 품에서 안정을 되찾은 것은 참사 속에서 찾을 수 있는 소중한 희망입니다. 하지만 아직 극적으로 구조되는 이야기가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네팔과 중국 당국은 실종자 가족들을 위해 수색망을 확대하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관심과 지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마니샤의 생존이 주는 용기만큼, 남아있는 실종자들을 향한 구조 노력도 끝까지 이어져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