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년 산호가 기록한 기후변화의 흔적
미시간대 연구팀이 갈라파고스 제도 산호를 통해 지난 1000년간의 해수면 온도를 분석한 결과, 인위적인 기후변화가 엘니뇨 남방진동을 강화시키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최근 40년간 변동성이 가장 크게 증가했으며, 현대의 엘니뇨 강도는 과거보다 36.5% 더 센 수준입니다. 이는 온실가스 배출이 자연적 기후 시스템을 극단적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명확한 증거입니다.
서울대 국종성 교수 역시 관측된 엘니뇨 강화 현상과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이 매우 잘 일치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단순한 자연 현상으로 치부하기엔 변화의 속도와 강도가 이례적인데요. 앞으로 초강력 엘니뇨가 더 자주 발생하면서 전 세계 기상 이변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여러 지역에서 이상기온과 강수량 변화가 관측되고 있는 상황이라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페루 국민음식 세비체도 피해 속출
이런 변화의 피해는 이미 현실이 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태평양 해수면 온도 상승으로 페루 연안의 어종들이 더 깊은 바다로 이동하면서 세비체 주재료인 페헤레이 가격이 25%나 급등했습니다. 숭어와 전갱이, 오징어와 문어의 공급도 줄어들어 전체 해산물 외식업계의 20~30%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는데요. 약 3만 8,000개의 세비체 전문점이 수익성 악화를 겪으며 대체 식재료와 신메뉴 개발로 사정을 막고 있습니다.
원가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체 흡수하는 식당들이 많아지면서 이익률은 크게 줄었습니다. 일부 업주는 송어나 파이체 같은 대체 재료를 검토하며 생존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익숙한 맛을 유지한 채 조금씩 달라지는 메뉴를 마주하게 되고 있죠.
악순환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 수도
문제는 해양 생태계와 농업뿐 아니라 대규모 자연재해로 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페루 정부는 엘니뇨 강화로 최소 10개 주에서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약 120만 명의 주민이 영향권에 들 수 있어 536곳의 위험 지역을 지정해 예방 조치를 시행 중입니다. 지구온난화가 엘니뇨를 부추기고, 강해진 엘니뇨가 다시 기온 상승을 가속화하는 악순환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엘니뇨의 상호작용이 앞으로 더 빈번한 극한기후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데이터가 보여주는 경고를 어디까지 현실에서 받아들이고 대응할지, 각국 정부와 국제사회의 움직임이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