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성사 임박 신호? 핵전문가들이 모인 오크리지
미국의 대이란 협상 핵심 인사들이 테네시주 오크리지 국립연구소를 방문하면서 합의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윗코프 특사를 포함한 미국 협상팀은 최근 이곳에서 우라늄 처리와 원심분리기 기술 전문가들과 만났는데요. 협상 관계자는 이 방문이 즉각적인 서명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합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신호이며 사전 준비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오크리지는 맨해튼 프로젝트 시절부터 핵 기술 연구의 중심지였습니다. 특히 2차 세계대전 당시 우라늄 분리시설이 운영됐던 곳이라 지금도 해당 분야 최고 전문가들이 집결해 있습니다. 미국이 이곳을 찾은 것은 향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이어질 60일간의 핵협상에 대비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최근 100명 규모의 전문가 팀이 꾸려진 것으로 알려졌고, 이란이 보유한 농축 우라늄의 반출 및 처리 과정에 미국이 직접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과거 리비아의 핵개발 장비를 처리한 경험이 있는 오크리지가 이번에도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동결자산 규모를 둘러싼 미묘한 간극
MOU의 큰 틀은 윗코프와 쿠슈너 특사 선에서 이미 맞닿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두 가지 사항의 수정을 요구하면서 서류에 서명은 지연되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은 이란 측의 수정안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런 교착 속에서도 협상팀이 기술적 준비에 착수한 모습은 분위기가 어느 정도 정리됐다는 방증으로 풀이됩니다.
양국 간에 가장 큰 이견은 동결자산 해제 시점과 규모입니다. 이란은 MOU가 체결되면 당장 120억 달러, 이후 60일간의 핵협상 기간에 추가로 120억 달러를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란이 총 240억 달러 해제를 원하는 반면, 미국은 최종 합의를 이루고 이행 과정을 지켜본 뒤에 자산을 푸는 방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입장은 협상 과정에서 레버리지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이 부분에 대한 타협점을 찾는 것이 핵심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
과거 리비아 사례가 주는 시사점
이번 협상의 흥미로운 대목은 단순한 핵 동결이 아니라 농축 우라늄 자체를 반출하거나 처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리비아가 2003년 자발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포기했을 때 오크리지 전문가들이 핵 시설과 재료를 처리하는 데 직접 참여했던 전례가 있습니다. 이란이 합의를 수용한다면 비슷한 기술적 조치가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입니다.
물론 이란과 리비아는 정치적 맥락이 매우 다릅니다. 이란은 국내 강경파와 정권 내부의 복잡한 역학 속에서 협상안을 조율하고 있어, 리비아식의 신속한 타결은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오크리지를 찾으며 핵심 전문가들과 사전 조율에 나선 점은 실질적인 합의를 염두에 둔 준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란이 미국의 수정 요구에 어떤 답을 내놓느냐에 따라 향후 몇 주 안에 큰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