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 합의 끝난 첫날, 총성이 다시 울렸습니다
8월 18일 아침, 미국과 이란의 60일 한시적 종전 양해각서가 공식으로 만료된 첫날부터 호르무즈 해협은 또다시 불안에 휩싸였습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해협을 통과하던 상선 1척이 미확인 발사체에 피격되어 기관실이 크게 파손되고 선원 1명이 다쳤습니다. 다친 선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오만 해양경비대의 도움으로 무사히 구조되었지만, 이번 사건은 단순한 사고가 아닌 정치적 메시지로 읽히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피격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불과 이틀 전인 15일과 16일, 호르무즈 해협에서는 아랍에미리트 국영석유회사 소속 유조선을 포함한 총 6척의 선박이 잇따라 공격받았습니다. 이 여파로 16일 하루 동안 해협을 통과한 상선은 0척에 그쳤습니다. 전쟁 전 하루 130척 이상이 오가던 핵심 수로가 사실상 마비된 겁니다. 17일에는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이 UAE 유조선이 케슘섬 인근에서 억류되었다고 보도하며 양국 간 갈등도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사흘간의 공습과 멈춰선 항로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종전 합의 연장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며 오만까지 원색적으로 비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아예 미국 영토로 편입하는 방안까지 거론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는데요, 이란은 이에 맞서 대응 태세를 전면 공세로 전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이 전쟁 중에도 꺼내지 않았던 해협 봉쇄 카드를 사실상 꺼든 셈인데요, 이는 미국의 경제 제재와 군사 압박에 대한 무력 시위로 풀이됩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와 액화천연가스 해상 수송량의 5분의 1이 통과하는 생명선입니다. 이곳이 봉쇄되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은 즉각 차질을 빚고 유가는 급등할 수밖에 없습니다. 브루킹스 연구소 전문가들은 실제 공급 부족과 지정학적 공포심이 원유 시장에 직접 반영되고 있다며, 미국의 군사 호위 작전마저 실패할 경우 공포가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우회로를 찾는 세계, 새 지정학적 지도는
당장 봉쇄를 피할 방법은 없는 걸까요. 이라크와 시리아는 호르무즈를 우회해 지중해로 연결되는 신규 송유관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미국 셰브론 등이 참여하는 이 프로젝트는 완공 시 하루 200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다만 비용이 150억 달러에 달하고 완공까지 최소 4년이 걸려 당장의 위기를 해소하기는 어렵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위기를 아프리카의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포스트 호르무즈 시대를 맞아 아프리카 인근 해역이 새로운 해상 운송 경로 중심지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인데요, 2만 6천km에 달하는 해안선과 풍부한 에너지 자원을 활용한다면 지정학적 역할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인프라 부족과 국가 간 이해관계 차이가 여전히 큰 장애물로 남아있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교착 상태가 풀리지 않는 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큽니다. 세계는 다시 한번 에너지 안보의 취약성을 실감하고 있으며, 새로운 항로와 공급망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