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신혼부부 20%가 선택한 '위장 미혼', 부동산 규제가 만든 기묘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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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21일 오전 7:03

발행: 2025년 11월 21일 오전 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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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혼부부 5쌍 중 1쌍이 결혼식은 올렸으나 혼인신고를 미루는 '위장 미혼'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규제와 높은 집값으로 인해 결혼하면 오히려 주택대출과 정책금융 혜택에서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 14억원 시대에 평균 소득으로는 15년을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는 현실이 이 같은 선택을 부추기고 있으며, 이는 출산율 감소와 혼외출생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결혼이 불리한 사회

한국에서 결혼식은 올렸지만 법적 혼인신고를 미루는 '위장 미혼' 부부가 전체 신혼부부의 2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경제신문 닛케이가 주목한 이 현상은 부동산 규제와 높은 집값이 만들어낸 기묘한 사회적 현상으로, 결혼이 오히려 경제적 불이익으로 작용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도가 만든 '결혼 페널티'

위장 미혼이 확산되는 결정적인 이유는 한국의 제도적 환경에 있습니다. 정책금융 상품과 주택담보대출을 이용할 때 미혼자는 연소득 6,000만원 이하만 조건이지만, 부부는 합산소득 8,500만원 이하라는 더 까다로운 기준을 충족해야 합니다. 대출 심사도 부부 합산소득을 기준으로 진행되다 보니, 결혼만 하면 오히려 주거 지원 혜택에서 배제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4억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한국인의 평균 소득으로는 15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집을 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주거 부담이 커졌습니다. 이런 현실이 결혼은 하지만 혼인신고는 미루는 '반쪽 결혼'을 선택하게 만드는 겁니다.

중국의 '위장 이혼'과 닮은 꼴

이런 현상은 2010년대 중국에서 부동산 규제를 피하기 위해 부부가 형식적으로 이혼하는 '위장 이혼'이 성행했던 사례와 유사합니다. 당시 중국 당국이 이에 대한 규제를 도입했던 것처럼, 정책의 빈틈을 파고드는 사회적 현상이 한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셈입니다.

통계에도 이 같은 변화가 반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국의 혼외자 출생아 수는 전체의 5.8%로 처음으로 5% 대를 넘어섰는데, 이는 위장 미혼 부부의 증가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한국과 일본, 다른 양상의 저출산

한국과 일본은 모두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지만 그 양상은 뚜렷이 다릅니다. 한국은 결혼은 하지만 첫째만 낳고 멈추는 경우가 많아 출산율이 급감하는 반면, 일본은 결혼 자체를 기피하는 경향이 더 강합니다. 일본 여성의 평생무자녀율은 28.3%로 OECD 최고 수준인데 비해 한국은 그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결혼에 대한 인식 변화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최근 조사에서 '결혼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응답이 크게 늘었으며, 특히 여성과 40대에서 이 같은 경향이 두드러졌습니다. 경제적 부담과 주거 문제가 결혼을 망설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면서, 사회 전반의 결혼관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겁니다.

해결을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

위장 미혼 현상은 단순히 개인의 선택 문제를 넘어 사회 시스템 전체의 개선이 필요함을 시사합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와 더불어 결혼한 부부에게 가해지는 제도적 불이익을 해소하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합니다. 젊은 세대가 결혼과 출산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한국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