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천도 용산도 열어두어야 할 공급처
서울의 주택 공급 문제를 두고 여야 간의 대립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공원 개발에는 반대하며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 부지를 대안으로 제시하자,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두고 '허황된 정치적 주장'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김영배 서울시당 위원장은 물재생센터를 이전하지 않고서는 주택 공급이 불가능함에도 마치 가능한 것처럼 보여주는 '조감도 정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는데요. 실제 시행까지 10년이 걸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당연히 탄천 부지의 현실성에 대한 우려는 공감대를 얻고 있습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 역시 기피 시설인 물재생센터를 옮기는 것보다 새 이전 부지를 찾는 게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언급하며 신중한 검토 입장을 밝혔습니다. 다만 민주당 측은 공급이 절실한 만큼 용산공원 역시 논의를 거부할 것이 아니라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맞받아쳤습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탄천은 탄천대로, 용산은 용산대로 청년과 서민을 위해 필요한 부지라면 어디든지 살펴보는 것이 행정의 자세라고 강조했습니다.
소규모 정비사업, 자치구에 권한을 넘긴다면
민주당은 대규모 택지 개발 공방과 별개로 보다 실질적인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핵심은 500세대 미만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인허가 권한을 서울시에서 기초자치단체로 이양하는 방안인데요. 현재 서울시 심의에만 최소 6개월이 소요되는 병목 현상을 자치구가 해결하면 사업 속도를 상당히 높일 수 있다는 겁니다. 서울 전체 정비구역 470여 개 중 193개가 500세대 미만 규모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 조치만으로도 공급 물량이 늘어날 여지가 있습니다.
물론 난개발 우려도 있습니다. 서울시가 기본 계획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자치구가 이를 따르도록 하면 도시계획의 정합성은 유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습니다. 김영배 위원장은 소속 구청장들의 적극적인 요청을 반영해 중앙당에 건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서울시장의 권한 다툼이 아닌, 현장을 아는 자치구가 신속하게 결정하도록 하는 실용적 접근법으로 평가됩니다.
공급 부족 시계, 실효성 있는 대안이 우선
인구 구조 변화도 공급 정책의 중요한 배경입니다. 지난 15년간 서울 인구는 1,030만 명에서 930만 명으로 줄었지만, 12인 가구 비중은 67%를 넘어섰습니다. 청년 세대의 주거난이 심각한 상황인데, 오기형 의원은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착공 및 인허가 축소로 2026년부터 23년간 공급 부족이 예측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민주당은 공급의 90%를 차지하는 민간 중심 체계를 유지하면서도 공공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구로 철도차량기지 등 유휴 공공부지를 활용하거나, 초과세수로 조성된 미래대응기금의 청년 계정을 월세 지원 및 LH 사업비 마련에 쓰는 방안도 거론되었습니다. 결국 시민이 기다리는 것은 정치적 공방이 아닌, 부담 가능한 가격으로 신속하게 공급되는 주택이라는 점은 양측 모두가 직시해야 할 과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