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유턴에 드러난 정책 혼선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뒤집으면서 부동산 시장이 다시 술렁이고 있습니다. 원래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상한을 200%로 적용하려 했는데, 최종적으로 150%로 낮추면서 실거주와 비거주의 경계가 사실상 무너졌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반포동 반포자이인데, 비거주자의 내년 보유세가 기존 예상액 3318만원에서 2641만원으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실거주자와의 납부액 차이가 완전히 사라진 셈이죠.
이번 수정은 부부 공동명의 기본공제 확대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정부는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 공제를 합산 12억원으로 올렸는데, 반포자이를 부부가 절반씩 소유하면 보유세가 단독명의보다 958만원 절감됩니다.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부담이 한층 더 가벼워진 겁니다.
'버티면 바뀐다'는 시그널의 후폭풍
이번 조정이 시장에 던진 메시지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배재대학교 김현동 교수는 정부가 '버티면 바뀐다'는 잘못된 신호를 납세자에게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책을 발표했다가 뒤집는 모습이 반복되면 시장은 당연히 정부를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사실 이번 유턴은 고가 주택의 보유세 억제 효과를 반감시키면서, 중저가나 수도권 단지로 매수세가 쏠리는 현상을 부추겼습니다.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자 패닉바잉 심리가 커지고 있다는 겁니다.
문제는 세제 설계 자체가 너무 복잡해졌다는 점입니다. 새로운 과세 기준과 공제 차감 방식이 쌓이다 보니 납세자가 예측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게 됐죠. 김 교수는 정부가 무리한 절충을 시도하며 입법 주도권마저 국회에 넘겼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세 정책의 신뢰는 어떻게 회복되나
당연히 정부는 다른 경제 현안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물가안정을 민생경제의 기본으로 꼽으며, 추석 성수품 공급 확대와 할인 지원 등 추가 대책을 약속했습니다. 그는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로 나타난 것이 7월 통신요금 인하의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중동 전쟁으로 튀었던 유가 변수가 잡히면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하기 위해 '경제현안간담회'를 만들겠다고 밝혔죠.
물론 이런 대응이 현장의 불안을 바로 잡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세제 개편은 한 번의 유턴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중장기 신뢰와 직결되니까요. 정책이 효과를 보려면 명확한 철학을 세우고 국민과의 충분한 숙의를 거쳐야 한다는 지적은 이번 사태가 던진 가장 큰 교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