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경영진 국회 불출석과 2주째 침묵, 개인정보 유출 책임 논란 확산

KM연한
8개의 관련 기사

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4일 오후 11:06

발행: 2025년 12월 14일 오후 11:06

요약 생성중...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김범석 의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국회 청문회 불출석을 선언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사태 발생 2주가 넘도록 쿠팡은 피해 보상이나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지 않은 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약한 제재 수위와 긴 소송 기간이 기업의 무책임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고 지적하며,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국회 불출석을 고수하는 쿠팡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된 국회 청문회를 앞두고, 쿠팡Inc의 김범석 의장이 불출석 의사를 공식화했습니다. 그는 해외 거주 중이며 글로벌 CEO로서의 바쁜 비즈니스 일정을 이유로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최민희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즉각 강하게 반발하며 "불출석을 불허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최 위원장은 김 의장의 사유가 무책임하다고 지적하며, 국회증언감정법에 따른 고발이나 강제 구인(동행명령) 조치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하지만 김범석 의장의 실제 출석 가능성은 여전히 희박해 보입니다. 지난 10년간 국회의 어떤 출석 요구에도 응한 적이 없는 데다, 과거에는 농구 중 부상으로 거동이 어렵다는 이유로 국정감사 불출석을 선택한 전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함께 증인으로 채택된 박대준, 강한승 전 대표 역시 각각 사임한 상태라 회사를 대표할 수 없다는 이유로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여당 측에서는 이러한 행태를 '국민을 향한 도발'로 규정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사태 발생 2주째 이어지는 '나 몰라라' 전략

청문회 불출석 논란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사태 자체에 대한 쿠팡의 극도로 소극적인 태도입니다. 3370만 명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된 지 2주가 넘었지만, 회사는 2차 피해를 방지하거나 고객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하나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국내에서 발생한 대규모 유출 사고 때의 다른 기업들과 뚜렷이 대비됩니다. SK텔레콤은 회장이 직접 사과하고 유심 무상 교체를 실시했으며, 롯데카드는 즉각적인 카드 재발급과 모니터링 강화에 나섰습니다.

쿠팡의 침묵은 해외 모회사의 영향력과 국내 제재의 실효성 부족을 계산한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미국 이동통신사 티모바일의 경우, 해킹 사고 후 고객에게 2년간 무료 신원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천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합의에 이르렀습니다. 반면 쿠팡은 미국 법인이라는 지위를 바탕으로 국내에서의 법적·여론적 압박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하는 듯한 모습입니다.

약한 제재와 긴 소송, 기업에 무너지는 견제 장치

쿠팡의 태도가 문제이지만, 그러한 태도가 가능하게 만든 환경도 함께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은 매우 오랜 시간이 소요됩니다. 2014년 카드사 3사 정보 유출 사건의 경우,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4년이 걸렸고, 피해자 1인당 인정된 위자료는 10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집단분쟁조정제도 역시 법적 강제력이 없어 기업이 응하지 않으면 실효성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이러한 약한 제재 수위와 지루한 소송 과정은 오히려 대기업에게 '버티면 그만'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보인권연구소 장여경 상임이사는 기업이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 제재와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단순히 기업의 양심에 호소하기보다는, 위반 시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이 발생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남은 쟁점과 향후 전망

현재 국회에서는 김범석 의장의 불출석에 대한 법적 대응과 더불어, 해외 체류 중인 증인에 대한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입법 작업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는 쿠팡 사태를 넘어 글로벌 기업의 국내 사회적 책임을 묻는 더 큰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막대한 피해를 입은 고객들의 집단 소송이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법원이 이번 사건에서 어떤 판결을 내릴지도 중요한 관전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이번 사태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기업의 책임 한계와, 국가의 규제 및 제재 시스템의 실효성을 동시에 시험하는 사례가 되고 있습니다. 쿠팡의 대응이 향후 국내에서 활동하는 모든 플랫폼 기업의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결말은 소비자와 산업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