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게 사건, 무엇이었나
지난해 11월,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글쓴이 명의가 당시 한동훈 대표와 그의 가족 이름과 일치해 ‘당게(당원 게시판) 사건’으로 불리며 정치권을 뜨겁게 달궜다. 이 의혹을 수습하지 못한 채 1년이 지난 12월 30일,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문제의 계정들이 한동훈 전 대표를 포함해 배우자, 딸, 장인·장모 등 가족 5인의 명의와 동일하다고 밝혔다. 전체 1,631건의 글 중 87.6%가 단 두 개의 IP에서 작성된 것으로 드러나 여론 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호선 위원장은 일부 글을 공개하며 “미친 윤석열”, “김건희는 개목줄 채워서 가둬놔야 돼” 등 과격한 표현이 담겼다고 지적했다. 당무감사위는 조사 결과를 중앙윤리위원회에 송부했고, 징계 여부는 윤리위의 결정에 맡겼다.
조사 결과와 한동훈의 반박
발표 직후 한동훈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가족들이 익명 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인 칼럼을 올린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당원 게시판에 가입한 적도, 글을 쓴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가족이 올린 글은 명예훼손이나 모욕이 아닌 신문 사설이나 칼럼의 재게시였으며, “윤 대통령 부부가 바른 길을 가길 바라는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가족이 한 일이니 비난은 나에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는 이호선 위원장이 공개한 자료에 동명이인의 글이 포함됐다고 주장하며 “고의적인 허위사실 유포”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무감사위가 나에게 문자로 답변을 요구한 지 하루 만에 일방적으로 발표한 것은 절차적 하자”라고 지적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또 “과거 장동혁 대표는 이 사안이 문제될 게 없다고 강력히 주장했는데 지금은 입장이 달라진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당내 갈등과 향후 전망
당무감사위 발표는 국민의힘 내부의 기존 갈등을 더욱 부채질했다. 친한동훈계 의원들은 조사 절차와 내용의 부당성을 강하게 비판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한 전 대표 명의의 글은 동명이인이 쓴 것인데도 이를 무시했다”며 “이호선 위원장은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국 의원은 “당원 게시판은 익명성을 전제로 한 공간인데, 이를 문제 삼는 것은 선례를 남기는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반면 친윤계와 야권에서는 한 전 대표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쓰레기 수준의 글이었다”며 “정치검사 출신 다운 행태”라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도 “한 전 대표나 동거인이 나를 욕한 것은 용서하지만, 황우여 전 대표 등 선배에 대한 저급한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발표가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사퇴와 같은 날 이루어진 점도 정치적 공세로 해석되는 가운데, 향후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에 따라 당내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한동훈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지, 아니면 이번 사태를 넘어서 당이 재통합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