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호르무즈 파병 요구, 동맹국들의 선긋기와 한국의 고민

M경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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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9일 오전 9:22

발행: 2026년 3월 17일 오후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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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 방어 책임을 이용국에 전가하며 동맹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지만, 유럽은 냉담하고 일본은 법적 한계를 내세우며 신중한 입장입니다. 한국은 2020년 청해부대 파병 경험과 달리 실제 전투 위험이 높은 현재 상황에서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한일이 직접적 파병보다 간접적 지원으로 타협할 가능성을 보고 있으며, 이번 사태는 동맹 내 책임 분담의 본질을 묻는 기로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이 손을 떼면 누가 책임질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던진 한 마디가 동맹국들을 술렁이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을 유지하는 책임을 해당 해협을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국가들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쉽게 말해, 미국이 중동의 이 긴장된 해협에서 손을 뗀다면, 원유 수입에 의존하는 한국, 일본, 유럽 국가들이 알아서 움직여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이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들에게 군함 파견을 공식 요청한 직후 나온 것으로, 동맹국의 소극적 반응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과 압박으로 읽힙니다. 유럽연합(EU)과 나토 회원국들은 대부분 이 요구에 냉담한 반응을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장대한 분노’를 표출하며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 가능성까지 내비쳤습니다.

이런 와중에 유일하게 아랍에미리트(UAE)만이 미국 주도의 국제 노력에 동참할 의사를 밝혀 주목받고 있습니다. UAE는 이란으로부터 수천 차례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을 받은 가장 직접적인 피해국이라, 호르무즈 해협 안보에 대한 위기감이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큽니다. 반면 한국과 일본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을 미루며 심각한 고민에 빠져 있는 모습입니다. 특히 다가오는 미일 정상회담을 앞둔 일본의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며 자위대 파견에 법적 한계를 명시하며 선을 그었습니다.

일본의 선제 카드와 한국의 되돌아보기

일본 정부의 대응은 상당히 전략적입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에서 호르무즈 해협으로의 자위대 파병 계획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는데요. 하지만 완전한 정전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조사 연구’ 목적의 파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과거 아베 정권 때 활용한 방식을 참고한 것으로, 직접적인 전투 참여를 피하면서도 국제사회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일본의 이런 신중한 접근은 국내의 강한 평화헌법 정서와 반전 여론을 반영한 것이기도 합니다. 한편,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서 100조 원 규모의 2차 대미 투자 안건을 확정지으며 경제 현안으로 화제를 돌리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은 2020년 청해부대의 작전 구역을 아덴만에서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국방장관이었던 정경두 전 장관은 현재 상황과 당시를 비교하며 뚜렷한 차이점을 지적합니다. 2020년에는 원격 모니터링과 초계 활동으로 상선 안전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지만, 지금은 미국과 이란이 사실상 전쟁 상태에 접어들었고,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 전장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입니다. 정 전 장관은 현재 아덴만에 배치된 청해부대 함정의 능력도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고 지적하며, 기뢰 제거 임무를 수행할 소해함의 부재와 기상 악화 시의 위험성을 언급했습니다.

동맹 관리의 기로에 선 한국의 선택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단순한 군사 지원을 넘어 한미 동맹의 본질을 시험하는 계기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 내 전문가들, 예를 들어 잭 쿠퍼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요구에 선뜻 ‘노’라고 말하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고 분석합니다. 이는 안보 동맹 관계에서 파생되는 외교적 부담과,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 등 다른 현안과의 연계 가능성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습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양국이 직접적인 군사 파병 대신 인도양에서의 연료 재급유 지원, 미사일 방어 체계 참여, 군수 지원 등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방식으로 기여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에게 결정은 쉽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명분이 부족한 파병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을 감수해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한미 동맹 관계 개선, 관세 문제, 포괄적인 안보 협력 등 다양한 이슈를 종합적으로 저울질해야 합니다. 일본이 먼저 어떤 형태로든 타협안을 제시할 경우,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결국 이번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는 동맹이란 이름 아래 책임과 위험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계속되는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은 단순한 요구 수용을 넘어 자국의 국익과 국제적 책임을 어떻게 조화시킬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