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 분만 '뺑뺑이' 비극 재연…태아 사망 뒤 시스템은 제자리

K한M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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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달 전 수정 · 2026년 5월 5일 오전 1:03

발행: 2026년 5월 4일 오후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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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에서 응급 분만 산모가 병원 수용 거부로 부산까지 헬기 이송되며 태아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다. 이는 올해 들어 유사한 '분만실 뺑뺑이' 비극이 반복된 것으로, 산과 전문의 부족과 모자의료센터의 인력난이 근본 원인으로 지적된다. 정부는 실시간 이송 정보 시스템 도입 등 대책을 마련했지만, 인력 확보 없이는 한계가 있을 전망이다.

헬기 타고 달려도 늦었던 생명

지난 주말, 충북 청주에서 30대 임신부의 태아 심박수가 급격히 떨어지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119에 신고했지만, 인근 상급종합병원들은 전문의 부재 등을 이유로 수용을 거부했는데요. 결국 산모는 소방 헬기에 실려 3시간 30분 만에 부산까지 이송되었습니다. 산모는 무사했지만, 태아는 안타깝게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번 사건은 올해 2월 대구에서 조산아가 사망한 유사 사례 이후, 불과 석 달 만에 똑같은 비극이 반복된 겁니다. 인천에서도 고위험 임신부가 10여 곳 병원에서 출산을 거부당해 대구까지 헬기 이송된 사례가 있었을 정도로, '분만실 뺑뺑이'는 더 이상 개별 사건이 아닌 구조적 문제로 다가옵니다.

왜 병원들은 문을 닫았나

응급 분만, 특히 임신 37주 이전의 조기 출산은 산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소아과 전문의와 신생아 중환자실(NICU)이 필수입니다. 하지만 이번 청주 사건에서 충청권 6개 대학 병원이 모두 환자 수용을 거부한 배경에는 인력과 장비 부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충북대병원은 권역 모자의료센터로 지정받았지만, 요구되는 최소 산과 전문의 4명 중 2명만 근무하고 있었고, 그중 1명은 해외 연수 중이었습니다. 전국적으로 산부인과 전공의 확보율이 71%에 불과한 상황에서, 야간이나 휴일 응급에 대응할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거죠.

정부는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 치료를 위해 중증·권역·지역 모자의료센터 체계를 작년에 개편하고, 권역센터에 16억 원, 지역센터에 연간 4억 5천만 원의 지원금을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예산 지원만으로는 인력난을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의사들의 산부인과 기피 현상은 보상이 낮고 의료 사고 발생 시 책임 문제가 커서 심각한 수준인데요. 지역 의료진 충원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지원금이 있어도 실제로 치료할 의사가 없다면 모자의료센터는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시스템 개선으로 재발을 막을 수 있을까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부는 다음 달부터 산모와 신생아 이송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중앙모자의료센터가 전국 69개 의료기관의 NICU 병상과 전문의 현황을 더 자주 업데이트해, 응급 상황 발생 시 신속히 병원을 선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또한 고위험 의료에 대한 보상 체계 개선과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를 통해 의료진이 진료에 전념할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보 시스템만으로는 근본 문제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측은 인력 보충에 장기간이 소요되므로, 중앙모자의료센터의 자원 배분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봅니다. 실시간 정보 제공이 빨라져도, 최종적으로 환자를 받아줄 병상과 전문의가 없다면 시스템은 공허할 수밖에 없죠. 저출생 극복을 외치지만 임산부가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는 기반이 흔들리는 모순된 상황에서, 정부는 필수 의료 인력 양성과 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