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을 정파적 도구로 삼았다는 논란
방송인 김어준 씨는 지난 9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광주 여고생 피살 사건인 '장윤기 사건'을 언급하며 "이런 정도의 사건은 1년에 몇 건씩 발생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습니다. 김 씨는 최근 일주일간 거의 모든 언론이 이 사건을 톱기사로 다루는 것에 대해,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막으려는 여론몰이라는 주장까지 덧붙였습니다.
이에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11일 논평을 통해 김 씨의 행태를 "금수와도 같은 야만적 행태"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천인공노할 강력 범죄의 피해자와 유가족의 고통을 외면한 채 정파적 이익을 위해 비극을 난도질하고 있다는 게 비판의 요지였습니다. 특히 같은 범죄가 빈번하다는 김 씨의 주장 자체가 오히려 검찰 보완수사권 존치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는 게 국민의힘 측 반론이었습니다.
보완수사권이 드러낸 사건의 전말
국민의힘은 장윤기 사건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통해 비로소 진실이 밝혀진 대표 사례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경찰은 처음 피의자를 살인 혐의만 적용해 송치했으나, 검찰이 보완수사를 진행하면서 강간 목적 살인 혐의가 추가로 입증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피의자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 간부가 증거를 인멸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고, 수사팀장은 구속됐으며 광산경찰서장과 형사과장 등도 증거인멸 방조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경찰이 부실하게 묻어버릴 뻔했던 사건의 전말을 검찰 보완수사가 밝혀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수사 안전장치의 필요성을 적나라하게 증명한 사례라는 게 국민의힘 측 설명입니다.
수사권 개편을 둘러싼 줄다리기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1소위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폐지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에 들어갔습니다. 오는 8월 17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법안 처리를 서두르는 모양샵입니다. 하지만 법조계와 당 내부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대한변호사협회는 민생 사건에 한해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민주당 소속 홍기원 의원도 사회적 약자나 민생 관련 사건, 공소시효 임박 사건 등에 한해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인정하는 법안 발의를 준비 중입니다. 같은 당 이지은 마포갑 지역위원장은 방송에서 "유착 사건이 발생했다고 해서 수십 년간 폐해가 드러난 검찰의 직접수사권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았습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안전장치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수사권 개편 논쟁은 당 안팎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