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에 훈련이 줄고 동맹이 흔들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마디로 하반기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절반으로 줄이면서 한반도 안보 지형에 큰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당초 11일로 잡혔던 일정은 닷새 만에 조기 종료되었고, 반격을 상정한 2부 훈련은 아예 사라졌습니다. 야외 실기동훈련 역시 14건에서 7건으로 대폭 축소되었는데요. 이는 한미 동맹 73년 역사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사전 협의 없는 일방적 조치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열겠다고 공언했습니다. 훈련 축소가 대화 재개를 위한 유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오지만, 미국 내에서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은 김정은 위원장이 아무 양보 없이 러시아에 무기를 보내는 상황에서 동맹의 훈련부터 줄이는 건 굴복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역시 동맹에 암울한 신호를 보내며 억지력만 약화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에 손 내밀고 한국은 조롱하다
훈련 축소 소식에 북한의 반응은 냉정하면서도 계산된 모습입니다.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이틀 연속 담화를 내놓았는데요. 미국과는 훌륭한 관계를 강조하면서도 한국 정부는 철저히 폄하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을 실명으로 거명하며 '이중적 언행'이라 비난하고, 한국군을 '허수아비'라 칭하는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썼습니다. 이는 한국을 배제한 채 북미 양자 대화 구도를 만들려는 전형적인 갈라치기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한국 정부는 북측의 비방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북미 대화가 북핵 해결의 유일한 동력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다만 동맹의 훈련 일정이 사전 협의 없이 배제된 상황에서 한국이 대화의 관전자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이 훈련 축소에 경의를 표한 것을 두고 '대북 스토킹'이라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동맹의 균열, 아시아 안보 전체를 흔들다
이번 사태는 한반도를 넘어 아시아 안보 환경 전체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습니다. 폴리티코 등 외신은 한국과 일본이 장기적으로 자체 핵무장을 검토할 가능성까지 제기했습니다. 인도와 필리핀, 베트남 등 역내 국가들도 미국 의존도를 낮추고 자국 간 방위 협력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요. 이는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사실 이번 훈련 축소 과정에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결과보다 절차입니다. 한미 동맹의 핵심은 공동의 안보 현안을 함께 결정하는 것인데,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 일방적 변경은 '한국 패싱' 논란만 키웠습니다. 전문가들은 대화의 기대가 군사적 검증을 앞서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북한은 시간만 끌며 추가 요구를 이어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이제 한반도 평화는 말의 화려함이 아닌 동맹의 굳건한 절차와 실질적 억지력에서 나온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