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2천 명 육박, 실종자는 4만 명 넘어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이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실종자 수색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베네수엘라 정부가 집계한 사망자는 1천 9백여 명에 달하고, 부상자는 1만 5백여 명으로 늘었습니다. 민간 웹사이트에 접수된 실종자 신고만 약 4만 건을 넘어섰고, 일부 전문가는 최종 사망자가 1만 명을 넘을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항공우주국과 오리건주립대가 공동 분석한 결과는 충격적입니다. 위성 데이터를 통해 파악한 건물 파괴 규모가 무려 5만 8천여 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는 베네수엘라 당국이 발표한 855채와 비교하면 수십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실제 피해가 공식 집계를 훨씬 뛰어넘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뜻입니다. 구조 현장에서는 연료 부족으로 중장비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색 속도가 더딘 상황입니다.
무너진 병원과 텐트촌의 눈물
인명 피해보다 더 큰 위기가 의료 시스템 붕괴입니다. 카라카스의 주요 병원들은 이미 수용 한계를 넘어 복도와 바닥까지 환자들로 가득 찼습니다. 서방 제재로 인해 의료 장비와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형 재난이 터지면서 전국적으로 38개 이상의 의료기관이 기능을 멈춘 것으로 파악됩니다. 영안실은 시신을 감당하지 못해 임시 시설까지 동원되고 있는 등 혼란이 극에 달했습니다.
이재민들의 삶도 녹록지 않습니다. 집을 잃은 주민들이 카라카스 시내 운동장과 공원에 텐트촌을 이루고 살고 있는데요. 현재 베네수엘라는 우기라 낮에는 무더위, 밤에는 추위에 비까지 쏟아지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지내야 합니다. 화장실과 샤워 시설이 부족한 텐트촌에서는 콜레라와 말라리아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창궐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와 국경없는의사회는 조속한 국제적 지원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손길과 드러난 국가적 허술
이번 재난에 대해 한국에서도 인도적 지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100만 달러의 구호성금을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전달했고, 경기도 화성시와 수원시자원봉사센터 등도 구호 물품 지원과 모금에 나섰습니다. 특히 화성시는 6.25 전쟁 당시 베네수엘라가 의약품과 기금을 지원했던 역사적 인연을 언급하며 보은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한편 이번 강진은 베네수엘라 국가 시스템의 허술함을 고스란히 드러냈습니다. 차베스와 마두로 정권이 30년 가까이 추진한 포퓰리즘 정책으로 인해 건물들이 부실 공사로 지어졌고, 구조 장비보다는 시위 진압 장비가 우선시되면서 대응 체계가 무너진 것입니다. 결국 강진이라는 자연재해가 정치와 경제적 붕괴와 맞물려 국가적 참사로 번지고 있는 셈입니다. 앞으로의 추가 사망과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신속하고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