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을 떠난 항모, 축소된 훈련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하고, 태평양에 배치되던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함을 중동으로 이동시키면서 아시아 안보 태세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러한 행보가 동맹국에 대한 방위 공약의 신뢰를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태평양 지역에 항공모함 공백이 생기면서 적대국의 도발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게 핵심적인 걱정거리입니다.
이는 지난 1월 발표된 국방전략과 국가안보전략에서 경계해온 여러 전장의 동시 전쟁 위험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자원 보존과 동맹국의 부담 증대를 강조했던 기존 전략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모습인데요. 당연히 전문가들은 이런 전력 이동이 미국의 글로벌 대응 능력에 구멍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동맹은 비용, 적국에는 관대?
문제는 군사적 조정만이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이유로 한국과의 연합훈련을 줄이면서도, 오만에는 협상 방해 시 폭격을 약속하고 캐나다에는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크리스토퍼 힐 전 주한 미국 대사와 제임스 스타브리디스 제독 등은 이런 행보가 오랜 동맹을 경시하는 납득하기 어려운 외교라고 비판했는데요. 1기 때의 예측 불가능함이 2기에는 신뢰할 수 없음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반면 엘브리지 콜비 국방부 정책차관은 이를 공화당식 현실주의라고 반박합니다. 과거의 자유주의적 교리에서 벗어나 미국인을 최우선으로 두는 실용적 리더십이며, 오히려 협상력을 높이는 과정이라는 주장입니다. 하지만 이란 전쟁 과정에서 한국의 지원 거절을 공개적으로 언급하며 불만을 드러낸 점은 동맹의 신뢰를 해치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동시 다발 전쟁, 버틸 수 있는가
워싱턴포스트는 현재 미국이 중국과 같은 대등한 적을 포함해 여러 전쟁을 동시에 치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군사적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동맹국과의 긴밀한 관계 유지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요. 방위 분담 문제를 거친 언사로 다루는 것은 무모한 처사이며, 동맹을 전략적 자산이 아닌 비용으로만 계산하는 태도는 결국 미국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방식이 실용주의인지, 아니면 전략 없는 직감에 따른 충동인지를 두고 논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동맹국의 신뢰가 한 번 무너지면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드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앞으로의 행보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