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분담금의 현실
강북 재건축 조합원들에게 억 단위의 분담금이 무거운 짐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노원구 상계주공5단지의 경우 전용 31㎡ 소유자가 국민평형을 받으려면 약 6억 5000만원의 분담금을 내야 하는 상황인데요, 이는 같은 면적의 기존 주택 매매가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도봉구 삼환도봉아파트, 미아2구역, 마포 성산시영 등 다른 단지들도 비슷한 규모의 분담금을 예상하고 있어 조합원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특히 10~15년 전 고점을 기준으로 분담금이 책정되면서 현재 시장 가격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과거에는 분담금 부담을 해결하기 위해 주택을 매도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최근 정책 변화로 그마저도 어려워졌습니다.
매도도 못하는 현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재건축 조합원의 지위 양도가 제한되면서 상황은 더욱 복잡해졌습니다. 조합설립 인가를 받은 사업장은 입주 때까지 매도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건데요, 이로 인해 자금 조달 경로가 막히면서 많은 조합원들이 곤란을 겪고 있습니다.
같은 단지 안에서도 조건에 따라 처지가 완전히 달라지고 있습니다. '5년 실거주, 10년 보유' 조건을 충족하는 물건은 조합원 지위 양도가 가능해 가격이 오르는 반면, 그렇지 않은 물건은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죠. 성산시영아파트의 경우 정책 발표 후 이틀 만에 1억 원이 하락하는 등 가격 변동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주비 대출까지 막힌 사다리
재건축 조합원들에게 더 큰 충격을 준 것은 이주비 대출 조건이 급격히 악화된 점입니다. 과거에는 이주비 대출 시 LTV(주택담보대출비율)가 70%였지만, 현재는 40%로 낮춰졌습니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강화로 인해 대출 가능 금액도 줄어들면서 자금 마련에 차질이 생기고 있습니다.
소형 평형이 많은 강북 재건축 단지에는 2주택 이상 보유한 투자자가 많은데, 이들은 기존 주택 처분 조건을 달아야만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주비 및 분담금 대출을 받지 못해 재건축 후 재입주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죠.
강북 특수성과 해법 모색
강북 지역은 강남에 비해 시세가 낮아 기존 주택 감정가가 낮은 반면, 공사비는 급등하여 조합원 아파트 가격은 높아지고 일반 분양가 또한 높게 책정하기 어려운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용적률 완화 등 서울시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강북 조합원들은 분담금 문제에 더욱 취약한 상황입니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도입하는 '서울주택진흥기금'을 활용하여 강북 정비사업 단지를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과도한 규제가 주택 공급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하며, 대출 규제 완화 및 강북 지역에 대한 용적률, 공공임대 의무 비율 유연화 적용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현재 강북 재건축 조합원들은 '이럴 바엔 하지 말자'는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불만이 아니라 현실적인 고민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강화된 규제, 급등한 공사비가 맞물리면서 재건축 사업의 경제성을 크게 훼손하고 있기 때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