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진아, 중증 치매 아내 간병 2년…장모 산소서 오열하며 ‘하루가 천년’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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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7일 오전 6:50

발행: 2026년 2월 17일 오전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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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태진아가 중증 치매를 앓는 아내 옥경 씨를 간병한 지 2년 차를 맞았습니다. 아내의 회상 치료를 위해 신혼 시절을 보낸 뉴욕을 찾은 그는 장모 묘소에서 ‘하루가 천 년 같다’며 오열하며 간병의 고된 현실을 토로했습니다. 아들 이루는 아버지의 힘겨운 모습을 보고 합가를 결심하며, 치매가 환자뿐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느 남편의 2년, 그리고 하루가 천년 같은 시간

‘조선의 사랑꾼’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가수 태진아에게 지난 2년은 하루가 천 년처럼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아내 옥경 씨가 중증 치매 진단을 받은 지 2년 차를 맞이했고, 그의 머리카락은 백발로 변했으며, 아내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옥경 씨의 모습은 2년 전보다 더욱 야위고, 주변을 인지하지 못하는 듯한 모습에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태진아는 아내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순간에도 ‘사랑한다’는 말을 잊지 않지만, 그럼에도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라고 털어놓을 정도로 간병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이러한 힘든 상황 속에서도 태진아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습니다. 주치의의 조언에 따라 ‘회상 치료’를 위해 과거 신혼 시절을 함께 보낸 뉴욕으로 떠났죠. 아내에게 의미 있는 과거를 떠올리게 하여 기억을 자극하고, 상태 호전의 실마리를 찾고자 했습니다. 그는 뉴욕에서 아내와 친했던 친구의 영상 편지를 준비하고, 함께 살았던 장소들을 찾아다니며 영상 자료를 촬영하는 등 정성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장모의 산소를 찾은 자리에서 그는 결국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했습니다.

장모 묘 앞에서의 오열, 그리고 지키고자 한 약속

뉴욕에서 태진아의 여정 중 가장 강렬한 순간은 장모님의 산소를 찾았을 때였습니다. 그는 생전에 장모님이 좋아하셨던 한국 과자를 올리고,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리고 “옥경이 낫게 해달라, 아프지 않게 해달라”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돌아가시기 전 장모님으로부터 ‘옥경이를 끝까지 책임져달라’는 유언을 받았기에, 그 약속을 지키며 살고 있다고 고백했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다. 하루가 천 년 같다”라는 그의 말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하루하루가 고된 싸움인 간병의 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습니다.

이 감정의 골은 단순한 슬픔을 넘섭니다. 태진아는 7년 전부터 아내의 치매 증상을 조금씩 느꼈지만, 인정하기 싫어 외면했던 과거를 자책했습니다. 방송에서 그는 “옥경이 치매가 맞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습니다. 아내의 병을 부정하며 현실을 받아들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는 점은 아들 이루의 고백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루는 “2~3년 전부터 어머니의 치매 증상을 인지하고, 그 전까지는 인정하기 힘들었다”고 말했죠. 가족 모두에게 치매는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이었습니다.

가족의 합가, 그리고 새로운 돌봄의 방식

태진아 아들 이루가 부모님과 합가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부축하다 휘청거리는 모습을 목격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아버지마저 다치거나 병이 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 사건은 이루에게 부모님을 돌봐야 할 책임감을 일깨워주었고, 결국 합가하여 직접 챙기기로 결심하게 했죠. 이루는 “부모님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현재 상황을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가족으로서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한편, 태진아는 회상 치료의 일환으로 옛날 사진을 꺼내 아내에게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특히 장모님 사진을 보여주자 옥경 씨는 “엄마”라는 단어에 즉각 반응하며 “엄마 어디 있어요?”, “아파요, 엄마”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다른 사진들과는 다른 반응으로, 깊은 무의식 속에 남아 있는 모성에 대한 그리움과 연결고리를 보여주는 순간이었습니다. 치매가 기억의 문을 닫아버렸어도, 마음속 가장 깊은 곳의 정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장면이었죠.

태진아의 이번 여정과 가족의 결단은 단순한 예능 프로그램의 스토리를 넘어, 대한민국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이 마주하는 현실을 조명합니다. 한 사람의 헌신적인 간병이 감동을 주는 동시에, 그 무게가 얼마나 큰지, 그리고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함께 버텨내야 하는 과제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킵니다. 그의 오열과 고백, 아들의 합가 결정은 치매라는 질병이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의 삶을 어떻게 뒤흔드는지 보여주는 생생한 기록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