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회사채가 밀어올린 미국 장기 금리…뒤집어진 구축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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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8월 18일 오전 4:17

발행: 2026년 8월 18일 오전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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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이 미국 장기 금리 하락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빅테크의 공격적 차입이 국채 수요를 흡수하는 뒤집어진 구축 효과가 나타나면서 10년물 국채 금리는 0.3%p 상승했고, 2030년까지 5.5조 달러 규모의 AI 투자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AI 회사채가 쏙 빨아간 시장의 돈

미국 장기 금리가 예상보다 쉽게 내려오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AI 기업들의 공격적인 회사채 발행이 꼽히고 있습니다.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채권 시장에 나서면서, 정부 국채로 향해야 할 자금 상당 부분이 회사채 쪽으로 쏠리고 있는데요.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이러한 현상이 10년물 국채 금리를 약 0.3%포인트 끌어올렸다고 분석했습니다.

당연히 이는 전통적인 경제학에서 말하는 구축 효과와는 반대 방향의 흐름입니다. 원래는 정부가 지나치게 많이 빌리면서 민간 기업의 자금 조달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 구축 효과인데, 이번에는 신용도 높은 빅테크 기업들이 국채보다 더 유인력인 금리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을 끌어당기고 있죠.

뒤집어진 구축 효과의 실체

실제 데이터를 보면 현상의 규모가 확연합니다. 올해 미국 투자등급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규모는 전년 대비 36% 증가한 1조 5,000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 중 대형 기술 기업의 차입액만 약 2,000억 달러로 집계되었습니다. 투자등급 채권 펀드들의 회사채 보유 비중은 3년 만에 최고치인 30%까지 올랐고, 이는 자금의 이동이 결코 작지 않다는 방증입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더욱 명확합니다. 알파벳의 30년물 회사채 금리는 6.4%에 육박했고, 메타 플랫폼스의 데이터센터 관련 채권 금리는 7.5%를 넘어섰습니다. 국채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니 투자자들이 국채를 매도하고 회사채로 이동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입니다. 결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단기물 발행 비중을 높여 장기 금리를 억제하려 한 전략도, AI 관련 회사채 공급이 그 빈자리를 메우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고금리 악순환의 시작점

문제는 이런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입니다. JP모건은 2030년까지 AI 분야의 총 투자 규모가 5조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앞으로도 회사채 시장의 대규모 공급이 이어진다는 의미입니다. PGIM의 최고투자책임자도 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자금 수요가 워낙 방대해 국채와 회사채가 동일한 자금 풀을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죠.

결국 AI 산업의 성장이 금융 시장의 자금 배분 구조를 바꾸고 있는 셈입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장기 금리가 계속 높은 수준에 머물면, 다른 기업들의 조달 비용도 덩달아 올라가는 악순환이 우려됩니다. 기술 혁신을 위한 투자가 오히려 시장 전체의 금리 부담을 키우는 아이러니한 구면이 펼쳐지고 있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