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의 반등, 그 이면의 흐름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25만 4,300명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6.7% 늘었습니다. 이는 18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인데요. 합계출산율도 0.80명으로 올라 4년 만에 0.8명대를 회복했습니다. 올해 상반기에는 반등세가 더욱 가팔라져 출생아가 전년 동기 대비 15.4% 증가했고, 6월에는 2만 3,111명으로 7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연간 합계출산율이 0.9명대를 되찾을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연히 이런 흐름은 저출산 국면 속에서 주목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면에는 여전히 심각한 인구 구조적 문제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에도 사망자 수가 출생아를 크게 웃돌아 인구 자연감소는 80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첫째아에 쏠린 회복세
이번 반등의 일등공신은 30대 초반의 첫째아 출산 증가입니다. 1990년대 초반 에코붐 세대가 30대 중반에 진입한 점과, 코로나19로 미뤄졌던 혼인 및 출산이 몰린 영향이 컸는데요. 혼인 건수가 10분기 연속 증가하면서 첫째아 중심의 출산 랠리가 형성된 셈입니다. 특히 30대 후반의 출산율이 13.1%나 급등한 것은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풀이됩니다. 결혼 후 2년 이내에 첫째를 낳는 비중도 53.2%로 올라 초기 출산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문제는 반등이 첫째아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첫째아는 8.6% 늘어난 반면, 둘째아 증가율은 4.4%에 그쳤습니다. 인구 추세를 실질적으로 뒤집으려면 둘째아 이상 출산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이 부분은 여전히 미흡한 상황입니다. 더불어 전남(1.09명)과 서울(0.63명) 사이의 합계출산율 격차도 크게 좁혀지지 않아 지역 불균형은 그대로입니다.
지속 가능한 반등을 위해서는
전문가들은 이번 출산 반등이 일부 중산층 이상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고령산모 비중이 37.3%로 높아지고 평균 출산 연령도 33.8세로 상승하는 등, 출산 환경 자체가 과거와 달라졌습니다. 20대의 혼인 급감과 지연 출산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반등을 위해서는 주거와 돌봄, 일·가정 양립 등 근본적인 환경 개선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단순히 첫째아 출산이 늘어난 통계적 반등에 그치지 않으려면, 둘째아 이상 출산을 유도하는 다둥이 정책과 실질적인 사회 안전망 확충이 시급해 보입니다. 정부의 지원책이 실제로 다자녀 가정에 닿을 수 있도록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래야만 이번 증가세가 진짜 인구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