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했는데, 왜 공격은 멈추지 않나
이란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걸프 국가들에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사과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대한 공격이 재개되면서 중동 정세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웃 국가들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는 한 군사 행동을 중단하겠다는 안을 승인하며 피해 국가들에 유감을 표명했는데요. 그러나 그의 발표 직후 이란 혁명수비대는 걸프 지역의 미군 시설을 겨냥한 드론 공격을 이어갔습니다. 이 같은 '말과 행동의 괴리'는 최고 지도자 사망 후 임시 권력 체제로 운영되는 이란 내부의 혼란과 권력 다툼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국 측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란의 모든 통신망이 파괴되고 해군 함정 42척이 격침되어 '이란 해군이 종말을 맞았다'고 주장하며 공세의 성과를 강조했습니다. 더 나아가 '매우 강력한 공격'을 경고하며 지상전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반면 이란 외무장관은 공격 책임을 미국에 전가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긴장 완화 제안을 묵살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권력 공백, 군부와 행정부의 엇나간 발걸음
이런 혼란의 배경에는 이란의 독특한 권력 구조 변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한 후, 국가는 임시 지도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 위원회의 일원이지만, 혁명수비대 같은 강력한 군·안보 기관을 완전히 통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는 불분명한데요. 미국 정보당국의 기밀 보고서는 하메네이가 살해되더라도 이란의 성직자 및 군부 체제는 권력 연속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은 이 분석을 증명하듯, 행정부의 의사와는 별개로 군부가 독자적인 판단으로 작전을 진행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을 시사합니다.
실제로 이란 내부에서는 강경파의 목소리가 여전히 큽니다. 사법부 수장은 역내 일부 국가의 지형이 적의 손아귀에 들어가 이란을 공격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며 강화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안보 수장 알리 라리자니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궁극적 목표가 '이란의 근본적 해체'라며 맞서 싸울 의지를 다졌죠. 페제시키안 대통령의 사과는 이런 강경파로부터 '비전문적이고 나약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습니다.
확전 불안 속 주변국의 초조한 행보
이란과 미국의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것은 주변 걸프 국가들입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는 이란의 공격이 지속될 경우 강력히 보복하겠다고 경고했는데요. 사우디 외무장관은 자국 내 미군 기지를 이란 공격에 사용하도록 허가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는 이란이 걸프 국가들을 직접 겨냥한 것이 아니라, 해당국에 있는 미군 시설을 공격한 것이라는 이란의 주장과는 상반되는, 현지국들의 초조함을 반영합니다.
국내에서도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백기완재단과 시민사회 원로들은 미국의 이란 공격이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정하며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들은 정부가 친미 외교에서 벗어나 균형외교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죠. 이처럼 한반도에 미칠 파장에 대한 우려는 국제사회의 복잡한 구도를 다시 한번 상기시킵니다. 현재의 긴장 고조는 단순한 양국 간 충돌을 넘어, 중동 전체의 안정과 에너지 안보, 나아가 글로벌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불씨가 되고 있습니다. 모든 행위자의 다음 수가 주목되는 까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