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생명을 앗아간 의혹
런던베이글뮤지엄의 26세 직원 정효원 씨가 지난 7월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185cm에 80kg의 건장한 체격이었던 그는 인천점 신규 개업 준비와 운영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던 중이었는데요, 유족 측은 그가 사망 전 일주일 동안 80시간 12분, 이전 12주 동안은 매주 평균 60시간 21분씩 일했다고 주장합니다. 사망 전날에는 오전 9시부터 밤 11시 54분까지 15시간 동안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근무한 정황이 카카오톡 대화와 교통카드 기록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엇갈리는 근무 시간 주장
회사 측은 이 같은 주장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엘비엠 관계자는 "고인이 입사 후 13개월 동안 총 9시간의 연장근로만 신청했고,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44.1시간에 불과하다"고 설명합니다. 전체 직원 평균인 43.5시간과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겁니다. 하지만 유족 측 노무사는 "회사의 이 같은 주장이 오히려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합니다.
문제는 산재 판정 기준이 발병 전 일주일과 이전 12주간의 업무량을 중요하게 본다는 점입니다. 근로복지공단은 급성·단기·만기 과로 기준을 적용해 조사 중인데, 유족이 제시한 시간대가 이 기준에 모두 해당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논란을 키운 회사의 대응
사건 초기부터 회사의 대응 방식이 논란을 더욱 확산시켰습니다. 유족이 산재 신청을 위해 근무 기록을 요청했을 때, 회사 임원이 "양심껏, 모범있게 행동하라"는 문자를 보내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보인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에는 직원들에게 인터뷰 및 SNS 게시를 금지하는 입단속 지시까지 있었습니다.
더욱 논란이 된 것은 회사가 직원들에게 체결시킨 '영업비밀보호 서약서'입니다. 이 서약서는 레시피 보호를 명분으로 퇴사 후 1년간 이직한 회사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요, 위반 시 최대 1억원의 위약금을 부과하는 등 과도하게 포괄적인 조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서약서가 노동자들의 피해 사실 외부 알림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분석합니다.
촘촘해지는 의혹의 실타래
전직 직원들의 증언은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한 전직자는 "노동자들이 죽을 것 같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고 말합니다. 휴게시간에도 업무 카톡이 오고, 퇴근 후에도 추가 업무를 해야 하는 열악한 환경을 증언했는데요, 일부 직원은 하루 16시간 이상 근무한 적도 있다고 합니다.
회사 측은 지문인식기 오류로 정확한 근로 기록 확인이 어렵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족 측은 회사가 출입 기록 등 추가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에서는 사망 원인을 단정할 질병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향후 전망과 남은 과제
정치권에서도 이번 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정의당 정혜경 의원은 "회사 측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근로감독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사실 관계 확인 후 근로감독 실시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건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근로 환경 문제를 다시 한번 조명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M&A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기업 인수합병 시 근로자 안전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최종적으로는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인정 여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유족과 회사 간의 신뢰 회복과 유사 사건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