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이 낳은 뜻밖의 무기
의정부 경민대체육관에서 펼쳐진 V리그 남자부 준플레이오프에서 우리카드의 김지한은 옆구리 담 증세로 고생하고 있었습니다. 강력한 서브가 주특기인 그였지만, 통증 때문에 경기 직전까지 제대로 된 서브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죠. 결국 그는 무리한 강서브 대신 힘이 덜 들고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플로터 서브 훈련에 집중하기로 합니다. 이 선택이 오히려 ‘신의 한 수’가 되어 팀의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2세트 11-9, 접전이 벌어지던 상황에서 김지한은 플로터 서브로 KB손해보험의 리시브 라인을 무너뜨리며 3연속 서브 에이스를 기록했고, 이 5연속 득점으로 우리카드는 세트를 가져가며 기선을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박철우 체제 아래 피어난 팀의 반전
이번 승리는 단순히 한 선수의 기적 같은 활약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시즌 중반 박철우 감독대행이 팀을 맡은 이후 우리카드는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모했습니다. 정규리그 초반 6위에 머물렀던 팀이 후반기 14승 4패, 승률 77.8%를 기록하며 4위로 치고 올라온 배경에는 체계적인 전술 변화와 선수들의 자신감 회복이 자리잡고 있었죠. 알리 하그파라스트(18점)와 하파엘 아라우조(15점)로 대표되는 외국인 선수들의 안정적인 공격은 물론, 팀 전체의 공격 성공률이 60.9%에 달할 정도로 조직력이 완비되었습니다. 서브 득점에서도 7-1로 압도하며, 공격부터 수비까지 모든 면에서 KB손해보험을 제압했습니다. 박 감독대행의 데뷔전 이후 계속되고 있는 ‘방문 경기 연승 행진’은 이제 9경기로 이어지며, 그의 지도력이 허세가 아님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완성된 팀웍, 이제 플레이오프를 향해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지한은 “이 경기력이면 충분히 경쟁 가능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그의 플로터 서브 성공 비결에 대해 “훈련 때는 안 하는데, 경기 중 리듬이 좋지 않아 시도했고 운 좋게 성공했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그 속에는 통증을 이기고 최선의 선택을 찾아낸 선수의 집요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팀의 분위기도 한층 돋보입니다. 알리는 “흥분했을 때 더 잘한다”며 팀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불어넣는 역할을 했고, 김지한은 그런 알리의 감정 표현이 오히려 팀에 ‘든든함’을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러한 유기적인 팀웍이 준플레이오프라는 압박 속에서도 범실을 최소화하고 집중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었습니다. 2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게 된 우리카드는 이제 27일부터 2위 현대캐피탈과 3전 2선승제 대결을 펼칩니다. 현재의 상승세와 확고한 팀워크가 정규리그 상위권 팀에게도 통할지, 남은 포스트시즌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