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미군 사망이 불린 전면전 불씨
요르단에 주둔 중이던 미군 기지에서 병사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면서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7월 17일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습으로 발생한 이 사건은 올해 4월 휴전 이후 처음으로 이란군의 직접 타격으로 미군 사망자가 나온 경우입니다. 이에 미 중부사령부는 즉각 8차 보복 공습을 감행하며 양국 간의 보복 고리가 더욱 꼬이고 있습니다.
사실 이번 충돌은 한 달 전만 해도 예상 밖의 일이었습니다. 지난 6월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가 7월 초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으로 사실상 무효화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다시 폭발했습니다. 이란은 미국이 협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대미 결사 항전 의지를 거듭 밝혔고,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절대 막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민간 인프라까지 번진 확전의 그림자
미국과 이란은 이제 서로의 군사 시설을 넘어 민간 인프라를 겨냥하는 선을 넘어섰습니다. 미국이 이란의 교량과 담수화 시설, 건설 중인 발전소까지 공격하자 이란 역시 쿠웨이트와 요르단의 민간 시설을 맞받아치며 확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쿠웨이트 식수의 90%를 담당하는 담수화 시설이 피격된 것은 민간 생존 인프라가 새로운 전장이 되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당연히 이란의 미사일 능력도 한층 진화한 모습입니다. 외신들은 이란이 기동형 재진입체 기술을 탑재한 신형 미사일로 미국과 요르단의 방공망을 뚫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전쟁 이후에도 이란은 미사일 재고와 발사 거점의 상당 부분을 유지하고 있어 장기전에도 충분한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대로 미국은 이란 남부 지역을 고립시키고 서부 장거리 미사일 발사 거점을 집중 타격하며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와 홍해, 에너지 동맥이 멈춘다면
문제는 이제 전장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란은 카타르와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역내 동맹국까지 공격 범위에 넣었으며, 친위 세력인 예멘 후티 반군까지 동원해 홍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 항로까지 막힐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상당 부분이 끊겨 유가가 통제 불능 수준으로 치솟을 수 있습니다.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두 해협이 동시에 봉쇄되면 글로벌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미국의 봉쇄가 풀린 틈을 타 약 9조 원어치의 원유를 수출하며 재정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대부분 중국으로 향한 이 원유 수출 대금은 미국과의 대립을 위한 전략적 자금으로 쓰일 가능성이 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발전소와 교량 추가 파괴를 경고했지만, 확전이 오히려 이란의 강경 대응을 부를 수 있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상승과 장기전에 대한 국내 여론도 부정적인 상황이라 미국의 선택지는 그리 넓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