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에 찾아낸 비극의 흔적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태국 화물선 ‘마유리나리호’에서 실종된 선원들의 유해가 발견되었습니다. 지난달 11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공격을 받아 화재와 침수로 좌초된 선박에서, 수색팀이 한 달여 만에 시신 일부를 확인한 겁니다. 당시 선박에는 23명의 태국인 선원이 승선해 있었는데요, 20명은 오만 해군에 의해 구조되었지만 기관실에서 작업 중이던 3명이 실종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었습니다. 이번 유해 발견은 중동 해역에서 벌어지는 무력 충돌이 결국 평범한 선원들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태국 외교부는 발견된 유해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 이란 당국 및 법의학 전문가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소식을 전한 상태입니다.
“경고 무시”라는 이란의 주장
이번 공격을 주도한 이란 측은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명분을 내세웁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마유리나리호’를 포함한 4척의 선박이 자신들의 경고를 무시하고 운항했다는 이유로 공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는데요. 더 나아가, 일부 보도에 따르면 IRGC는 이 선박이 이스라엘과 연관되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주장은 국제법상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기에는 턱없이 불충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의 분석은 공격 세부 방식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립니다. 그들은 이란이 무인수상정을 이용해 선박의 방향타와 추진기를 공격해 정지시킨 후 화재를 일으켰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한편, 피해를 당한 태국은 강력히 항의하는 외교적 행보와 함께, 현실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태국 정부는 이란과의 개별 협상을 통해 자국 유조선의 안전한 통과를 보장받는 합의를 이끌어냈는데, 이는 태국의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취해진 실리적인 선택으로 해석됩니다.
요충지 불안이 가져온 세계적 영향
이 사건은 단순한 양국 간 충돌을 넘어 전 세계에 파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경제적, 군사적 요충지인데요, 이런 핵심 거점에서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이 발생하자 국제 해상 보험료가 폭등하는 등 즉각적인 경제적 충격이 나타났습니다. 한 보고서는 이란이 해협을 부분적으로 봉쇄하는 조치를 취한 3월 한 달간 상품 운송량이 95%까지 급감했다고 전합니다. 이러한 불안정성은 글로벌 공급망과 에너지 가격에 직접적인 위협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 사회는 이란의 행동을 규탄하며 해상 안전을 공동으로 보장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UAE를 비롯한 지역 국가들도 우려를 표명했죠. 사건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중동 지역의 깊어진 불신과 긴장 속에서 단기간에 해법을 찾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번 비극은 지정학적 갈등이 해상 무역로를 위협할 때 누구도 안전하지 않다는 냉엄한 현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