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찬스’로 벌어진 자산 격차, 왜 평생 좁혀지지 않나

네매매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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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9일 오후 1:18

발행: 2026년 2월 19일 오후 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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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청년기에 부모로부터의 지원으로 자산을 형성한 집단은 평생 자산 우위를 유지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집단은 격차를 좁히기 어렵습니다.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와 부의 대물림이 불평등을 고착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되며, 소득만으로는 이를 극복하기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자산 형식 기회의 공정한 분배를 위한 정책적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청년기에 벌어진 격차는 평생 간다

“열심히 일해서 번 월급만으로는 절대 따라갈 수 없어.” 최근 발표된 한 연구 보고서는 우리 사회에서 ‘부모 찬스’의 무게가 생각보다 훨씬 무겁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줍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청년기에 부모로부터 상속이나 증여를 받았거나, 대출을 활용해 일찍 부동산을 마련한 집단은 16년이 지난 후에도 자산 우위를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반면 생활비 마련을 위해 초반부터 빚을 지고 시작한 청년들은 시간이 흘러도 자산 하위 계층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렇게 청년 시절 형성된 초기 자산 격차는 고정되기 쉽고, 평생 갈 수 있는 구조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소득만으로는 이 격차를 좁히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보고서는 부와 소득 간의 상관관계가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이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소득으로 쌓은 저축만으로는 선행 자산을 가진 사람들을 따라잡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결국 ‘수저론’으로 대표되는 사회적 불만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이런 냉정한 데이터 위에 서 있는 셈입니다.

부동산과 대물림이 만든 악순환

자산 불평등이 심화되는 데는 두 가지 축이 있습니다. 바로 부동산 중심의 자산 구조와 부의 대물림이죠. 한국에서 상위 10% 가구가 전체 자산의 약 65%를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집중된 부의 흐름을 주도하는 게 부동산입니다. 최상위층은 부동산에 투자하고, 여기에 더해 부채를 활용해 추가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부를 증식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반면 자산이 적은 계층에게 부동산은 ‘소유’의 대상이기보다는 ‘부담’의 대상에 가깝습니다. 첫 발을 내딛기 위한 초기 자본 마련이 너무 어렵기 때문이죠.

문제는 이 구조가 대물림을 통해 굳어진다는 점입니다. 부모 세대가 가진 부동산 자산은 상속이나 생전 증여를 통해 자녀 세대로 자연스럽게 이동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산이 없는 가정 출신의 청년과 ‘부모 찬스’를 받은 청년 사이의 출발선은 더욱 벌어지게 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 고학력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자산 형성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데, 이들 특성 역시 가정 배경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결과적으로 기회의 불평등이 세대를 거듭하며 재생산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법은 단순하지 않다

이런 깊은 뿌리를 가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고민은 필연적으로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보고서는 단순한 소득 보전을 넘어서서 ‘자산 형성 기회의 공정한 분배’를 위한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합니다. 하나의 방향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입니다. 청년기에는 첫 자산 형성을, 중장년기에는 자산 유지와 증식을, 노년기에는 적정한 상속을 돕는 정책들이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파격적인 제안도 나옵니다. 부의 대물림을 사회 전체의 자산으로 환원하는 ‘사회적 상속’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는 것이죠. 이는 상속·증여세제를 보다 진보적으로 개선하여, 집중된 부가 다음 세대로 흐르는 것을 완화하고, 그 자원을 사회 전체의 복지와 기회 평등에 재투자하자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이런 정책들은 강력한 사회적 합의와 정치적 결단이 동반되지 않으면 실현되기 어렵습니다.

한편, 금융 교육 강화나 임시직·일용직 근로자, 장애인 가구 등 취약 계층을 위한 맞춤형 자산 형성 프로그램 같은 실용적인 조치들도 함께 논의되고 있습니다. 자산이 단순한 부의 척도가 아니라 실업이나 질병 같은 사회적 위험으로부터 가계를 보호하는 ‘안전판’ 역할을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 문제에 대한 접근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