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은 확대되고, 대응은 강경해지며
이란이 중동 지역에서 미국의 우방국들을 표적으로 삼은 공격을 연일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을 잇는 킹파흐드 대교, 카타르의 LNG 시설부터 시작해, 최근에는 사우디와 쿠웨이트 주재 미국 대사관, UAE 두바이의 아마존 데이터센터까지 표적이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지고 있죠. 이에 미국 국무부는 사우디, 카타르, UAE를 포함한 중동 14개국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즉시 철수하라고 권고하는 초강력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는 해당 지역의 안보 상황이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악화되었다는 미국의 판단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란은 이른바 ‘모자이크 방어’ 전술로, 전국 각지의 점조직이 중앙 지휘 없이도 드론과 미사일을 발사하는 동시다발적 공격을 펼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본토의 핵시설과 군사 시설을 공습한 데 대한 보복이라는 명분이죠. 하지만 공격의 초점이 명백히 미국의 지역 내 우방국, 즉 걸프협력회의(GCC) 국가들로 옮겨가면서 갈등의 구도가 더욱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유가·가스값 폭등, 세계 경제에 닥친 충격파
이러한 군사적 충돌의 여파는 단숨에 글로벌 시장을 강타했습니다. 국제 유가인 브렌트유는 배럴당 85달러를 돌파했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30% 이상 급등하며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투자자들은 중동, 특히 세계 LNG 생산을 주도하는 카타르의 시설 공격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할 수 있다는 위협에 공급 차질을 우려한 것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에너지 공급망의 가장 취약한 고리를 직접 치고 있다는 사실이 시장을 떨게 만든 것이죠.
이 영향은 증시와 해운 시장까지 퍼져 나갔습니다. 나스닥을 비롯한 세계 주요 증시는 하락했고, 글로벌 해운사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피해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노선 변경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은 하루에 수백만 배럴의 원유가 통과하는 글로벌 경제의 대동맥인데, 이곳이 마비될 경우 공급망 혼란은 상상을 초월할 수 있습니다. 미국 내에서는 천연가스 관련 주식이 ‘전쟁 수혜주’로 부각되며 상승하기도 했습니다.
걸프 국가의 딜레마, 전쟁은 어디로?
가장 난감한 입장에 처한 것은 직접적인 공격을 받고 있는 GCC 국가들입니다. 사우디, UAE, 카타르 등은 이란과의 정면 충돌을 원하지 않습니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군사력에서도 열세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죠. 그래서 당장은 미국이나 이스라엘처럼 보복 공격에 나서기보다는 미국에 방공 체계 지원을 요청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인내심에도 한계는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만약 이란의 공격이 이들 국가의 ‘생명줄’이라 할 수 있는 담수화 시설이나 전력망으로 옮겨갈 경우, 상황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UAE는 이미 GCC 차원의 공동 대응을 촉구하며 강경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죠. 한편 카타르는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이란과의 대화 채널을 유지하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란에 ‘배신당했다’는 여론도 만만치 않아 복잡한 입장입니다. 현재의 고조된 긴장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지, 아니면 소강 상태로 접어들지가 중동은 물론 글로벌 에너지 안보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가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