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소수민족 통합법, 국제사회 거센 반발
2026년 7월 1일부터 중국이 새로운 민족 정책 기본법을 본격 시행하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른바 민족단결진보촉진법은 소수민족의 언어와 문화, 종교를 하나의 중화민족 정체성에 맞추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법 시행 나흘 만에 미국 의회와 정부, 대만을 비롯한 여러 국가와 인권단체가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사실 이번 법은 1984년 제정된 민족구역자치법 체제를 사실상 폐기하는 조치로 평가됩니다. 42년간 유지되던 소수민족의 제한적 자치권을 뒤집고, 모든 민족 정책의 최상위 원칙을 중화민족 공동체 의식으로 규정했습니다. 위구르족과 티베트족, 몽골족 등 55개 소수민족이 누리던 문화적 다양성은 크게 위축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 현장의 변화가 특히 눈에 띕니다. 소수민족 학교는 표준 중국어를 기본 수업 언어로 사용해야 하며, 국가 통일 교재를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합니다. 부모는 자녀가 중국공산당과 중화민족을 사랑하도록 가르칠 의무를 지게 되었고, 종교 시설도 공산당 지도 아래 사회주의 체제를 상위 원칙으로 두는 이른바 종교의 중국화를 추진해야 합니다.
미국과 대만의 초당적 비판
당연히 미국은 이 법에 대해 초당적으로 반발했습니다. 짐 리시 상원 외교위원장과 진 섀힌 간사를 비롯한 여야 의원 9명은 공동 성명을 내고, 해당 법이 소수민족의 종교와 문화, 언어를 말살하려는 부당한 정책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특히 공산당에 대한 이념적 순응을 강요하는 조항이 억압에 저항하는 이들을 기소할 무제한적 권한을 부여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미 국무부도 별도로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 법이 중국 외부에 있는 개인과 기관까지 대상으로 삼아 광범위한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자국민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외국 정부의 초국경적 권한 남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반대로 대만도 조용히 있지 않았습니다. 라이칭더 총통은 이 법을 단결이라는 이름 아래 동화와 말살을 추진하는 악법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그는 중국이 이를 근거로 역외관할권을 확대해 세계 각국의 정부 공직자와 기업, 개인을 대상으로 초국경 탄압을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대만 정부는 이미 110건이 넘는 초국경 탄압을 당했다며 조기경보 체계와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장거리 관할' 논란과 향후 파장
물론 중국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는 이번 법이 모든 민족의 합법적 권익을 보호하고 경제 발전과 안보를 위한 통합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관영 매체는 소수민족 자치지역의 GDP 성장률과 빈곤 퇴치 성과를 내세우며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국제사회는 이를 인권 탄압과 정치적 순응 강요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논란은 이른바 역외 처벌 조항입니다. 중국 밖의 조직이나 개인이 민족단결을 파괴할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묻는다는 내용으로, 해외 학자와 활동가, 언론인의 입을 막는 장거리 관할권 행사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와 유럽의회도 법 폐지를 요구하며 우려를 표했습니다.
앞으로 이 법이 중국의 대외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중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나 제3국을 경유하는 사람들까지 관할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사회와의 갈등은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