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평화를 둘러싼 복잡한 기로
북한이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예정되었다는 소식에 '실현 불가능한 개꿈'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은 담화를 통해 "백번 천번 만번 비핵화 타령을 늘어놓아도 결코 실현시킬 수 없는 망상"이라고 주장하며 한국의 비핵화 주장을 몰상식하다고 비난했는데요. 이번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나온 이례적인 사전 견제로 해석됩니다.
북한의 이 같은 반응은 지난 9월 북중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논의가 전혀 없었던 점과 대비됩니다. 당시 시진핑 주석은 최고 예우 속에서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하며 전략적 소통 강화를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비핵화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북한은 중국을 향한 간접적 압박을 통해 한중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핵추진잠수함에서 한화오션까지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 브리핑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도입 문제를 포함한 다양한 안보 의제가 논의되었음을 확인했습니다. 다만 구체적인 논의 수준은 공개하지 않으면서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한 포괄적 논의가 이뤄졌다고 설명했죠. 미국과의 핵잠수함 도입 논의와 관련해서는 연료 공급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회담에서는 한화오션 제재 문제도 논의되었으며, 미중 무역 분쟁 해결과 연계해 긍정적 진전을 기대한다는 입장도 전해졌습니다. 서해 해양 구조물 문제와 한한령 해제에 대해서도 실무 협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한 협력을 요청했고, 중국 측은 이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과 입장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6자 회담 초기부터 북핵 문제에 관여해 온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상황 변화에 따른 다양한 접근 방식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면서도 이는 북한뿐만 아니라 남한 모두 핵을 보유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의 이 같은 입장은 오랫동안 유지되어 왔는데, 이번 회담에서도 이러한 기본 입장이 유지된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이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해 비핵화를 직접 언급하는 데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북한의 담화가 외무성 부상 명의로 발표된 것은 중국에 '절제된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북한은 중국 담당 부상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한중 정상회담의 의제 및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대응과 향후 전망
이재명 대통령은 APEC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적대적 표현을 변화 과정의 일부로 해석하며, 북한이 남측을 믿을 수 있도록 선제적 조치를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의 도발적 발언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두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는 "싸울 필요가 없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평화와 안보"라고 언급하며 김대중 대통령의 햇볕정책을 예시로 들기도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핵추진 잠수함 개발이 NPT에 부합하며 핵무기 탑재가 이루어지지 않는 재래식 무장 잠수함임을 강조하며 우려를 최소화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체제 안전을 보장받기를 원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미국의 역할론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향후 북한은 다음 달 중순 예정된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새로운 대남·대미 노선을 제시할 가능성이 높아 주목됩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핵과 재래식 무기 강화를 예고한 바 있어, 이번 전원회의 결과가 한반도 정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북한의 향후 움직임은 한중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입장 표명이나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