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연말 식당가는 극명한 온도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간 억눌렸던 모임 수요가 폭발하면서 일부 지역과 업종은 예약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반면, 전통적인 송년회 문화는 급속도로 사라져 곳곳에서 냉랭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같은 현상은 단순한 경기 흐름을 넘어 사회적 관계 맺기 방식의 변화와 맞물려 있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예약 전쟁...MZ세대가 주도하는 12월
서울과 수도권 중심 상권에서는 연말 예약 경쟁이 치열합니다. 특히 2030 MZ세대가 이끄는 모임 열기는 가히 폭발적입니다. 이들은 SNS를 통해 맛집 정보를 공유하며 분위기 좋은 곳을 찾아 나서고, 단순히 식사 이상의 경험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결과적으로 12월 금·토요일은 이미 예약이 꽉 찬 상태가 대부분이고, 식당들 역시 예약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예약 취소를 방지하기 위해 예약금 제도를 도입하거나, 10명 이상 단체 예약에 제한을 두는 곳도 늘고 있습니다.
사라지는 송년회...자영업자의 한숨
반면 과거 연말 특수를 누렸던 전통적인 송년회 문화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형 연회석을 갖춘 식당일수록 그 타격이 더 큰데요. 여기에 물가 상승과 임대료, 인건비 상승이라는 삼중고까지 겹치며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소규모 모임 선호와 개인의 삶을 중시하는 워라밸 가치관 확산이 단체 회식 자리를 줄어들게 만든 결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광주 등 일부 지방 상권에서는 연말 분위기가 유난히 썰렁하다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양극화 속 ‘착한 소비’에 쏠리는 눈
이처럼 명암이 갈리는 식당가 흐름 속에서 전문가들은 자영업자들의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변화된 환경에 맞춰 소규모 모임에 특화된 메뉴 구성이나 분위기 연출을 시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지역 공동체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세밑 경기 침체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지역 상권 전체의 문제로 이어지지 않으려면, 시민들의 ‘착한 소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받고 있습니다. 동네 식당을 찾아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올 연말 식당가는 코로나 이후 재편되는 사회적 관계 망과 지역 경제의 건강 상태를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되어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