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중동, 위협은 가까이에서
중동 지역의 전쟁 불안이 고조되면서, 한국군 해외 파병 부대 주변에서 피격 사건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레바논에 주둔 중인 동명부대로부터 약 31km 떨어진 지점에서 피격이 발생했고, 이어 이달 1일에는 아랍에미리트(UAE) 아크부대에서 68km 거리의 알다프라 공군기지 일대가 공격을 받았습니다. 직접적인 부대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지만, 군 당국은 즉각 최고 수준의 방호태세를 발령하며 외부 활동을 최소화하는 등 긴장된 대응에 나섰습니다. 이는 해당 지역의 불안정성이 파병 부대의 안전 구역까지 위협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입니다.
각 부대는 즉각적으로 위기 대응 체계를 가동했습니다. 동명부대는 ‘방호태세 1급’을 발령해 유엔평화유지군(UNIFIL)과 연계한 필수 작전 외의 모든 외부 활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아크부대 역시 예정된 교육훈련을 전면 취소하고 영내에서 대기 태세를 유지하고 있죠. 아덴만에 배치된 청해부대와 남수단의 한빛부대는 아직 직접적인 위협을 받지는 않았지만, 청해부대는 2급, 한빛부대는 3급 방호태세를 유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군의 대응, 안전과 임무 사이에서
군의 이러한 신속한 대응은 단순한 과잉 경계가 아닙니다. 지역 갈등이 확산될 경우 파병 장병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원칙 아래 이루어진 조치입니다. 특히 동명부대가 주둔한 레바논 남부는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군이 대치하고 있는 최전선에 가깝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하기 시작한 시점과 피격 시기가 맞물리면서, 교전 범위가 불특정하게 넓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군 당국의 판단을 더욱 경직시킨 측면이 있습니다.
반면, 안전 강화가 필수 작전 수행에 미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할 부분입니다. 동명부대와 한빛부대는 유엔 임무의 일환으로 지역 안정화를 위한 활동을 해왔는데, 활동 반경이 급격히 줄어들면 그 임무 수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크부대의 경우 교육훈련 중단이 장기화되면 전투 준비도에 타격이 갈 우려도 있습니다. 군 당국은 이 같은 딜레마 속에서 ‘필수 작전’의 범위를 최소한으로 유지하며 균형을 찾고 있는 상황이죠.
확산 가능성과 총력 대비 태세
현재의 위협이 특정 부대를 노린 표적 공격보다는 광범위한 지역 분쟁의 ‘파장’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피격 지점과 부대 사이의 거리가 수십 km에 불과하다는 점은 결코 안전한 거리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합니다. 국회 국방위원회 황희 의원은 정부와 국방부가 모든 가능성을 점검하고 장병 보호를 위해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 교전 지역 인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군대에게 안전은 최소한의 보장이 아니라 지속적인 위협 관리의 결과물이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입니다.
한편, 아덴만의 청해부대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한국 선박 보호라는 본래 임무에 더해 새롭게 고조된 위협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부대는 19개 해운사와 실시간으로 선박 정보를 공유하며, 유사 시 즉각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태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남수단의 한빛부대가 상대적으로 낮은 3급 태세를 유지하는 것은 현지 정세가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정적이기 때문이지만, 주변국 정세에 따라 순식간에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방심하지 않고 있습니다. 군 당국은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든,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주어진 평화유지 임무를 지속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