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결단과 산업계의 우려
이재명 대통령은 11일 국무회의에서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최종 확정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결정이 "탄소중립 사회로 가는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강조했는데요, 이는 2030년 목표인 40%보다 1321%포인트나 상향된 수치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목표 설정은 산업계와 환경단체 모두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습니다.
산업계는 이번 목표가 현실을 외면한 '탁상 공론'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특히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업종에서는 막대한 추가 비용 발생이 예상된다는 입장입니다. 한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 세계의 1.3%에 불과한 반면, 중국과 미국은 각각 27.4%, 10.1%를 차지하는데, 주요 배출국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운데 우리만 과도한 부담을 지는 것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죠.
국제적 맥락 속의 한국 NDC
국제사회를 살펴보면 상황이 더욱 복잡해집니다.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은 2035년까지 정점 대비 7~10% 감축만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감축량을 제시하지 않은 채 사실상 '패싱'한 셈인데요, 인도는 아예 NDC 제출을 거부했습니다. 미국 역시 트럼프 정부 시절 파리협정에서 탈퇴한 전례가 있습니다. 상위 3개국이 전체 배출량의 55%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무리한 목표 설정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반면 환경단체는 한국의 NDC가 오히려 지나치게 낮다고 비판합니다. 유럽연합은 1990년 대비 66.25~72.5%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EU는 이미 배출량이 감소세에 접어든 반면, 한국은 2018년에 배출 정점을 기록해 급경사를 내려가야 하는 상황이죠. 하지만 유럽과 한국의 산업 구조와 발전 단계가 다르다는 점에서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구체적 실행 계획 부재의 문제
가장 큰 문제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정부는 48%, 53%, 61%, 65% 등 4개 감축안을 검토했지만, 48% 안만 구체적인 이행 계획을 세웠습니다. 나머지 목표치에 대해서는 기술적 검증 없이 숫자만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2030년 NDC 실패 사례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발전사들은 향후 5년간 14조원의 탄소 배출권 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합니다. 이는 지난해 5대 발전사 전체 영업이익의 48%에 해당하는 막대한 금액인데요, 전기 생산 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산업용 전기 요금을 적용받는 중소기업들은 이미 지난 3년간 70% 가까이 오른 전기요금에 추가 부담을 겪게 될 전망입니다.
중소기업의 현실적 어려움
탄소 감축 노력은 이제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확대되고 있습니다. 많은 중소기업들은 아직 자체적인 탄소 배출량 측정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석유화학 업계의 경우 핵심 감축 수단으로 제시된 바이오나프타 전환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죠. 바이오나프타 가격이 일반 나프타보다 3배나 비싸 경제성이 떨어집니다.
산업계는 정부의 지원 약속이 실제로 이행될지에 대한 불안감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과거 정부의 사례처럼 발표된 지원이 실제 제공되지 않는 상황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탄소 감축을 위한 설비 교체와 공정 개조는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기 때문에,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계획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앞으로의 과제와 전망
정부는 이번 NDC 목표 달성을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 산업 부문 탈탄소화, 친환경차 보급 확대 등을 주요 감축 수단으로 제시했습니다. 또한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을 통해 감축 예산의 효율성을 높일 계획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목표 설정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기술·재정·거버넌스 전환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국제사회에서는 한국의 NDC가 중간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NDC를 지키지 못할 경우 물리적 불이익은 없지만, 국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현실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이 목표를 유엔에 공식 제출할 예정이며, 내년 상반기까지 'K-GX' 전략을 수립해 녹색산업 육성에 나설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