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정상회의 만찬 장소 변경, 준비 부족 논란
다음 달 경주에서 개최되는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핵심 행사인 정상 만찬 장소가 행사 한 달여를 앞두고 급하게 변경되면서 준비 부족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당초 국립경주박물관 중정 내 4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축한 한옥 건물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만찬은 최종적으로 경주 라한 호텔 대연회장으로 장소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준비위원회는 공식적으로 더 많은 국내외 인사들을 초청하고 원활한 네트워킹을 지원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박물관 신축 건물의 시설 미비와 안전 문제 등 예상치 못한 준비상의 허점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드러난 시설 미비와 안전 문제
언론 보도 및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국립경주박물관에 야심 차게 건립된 한옥 만찬장은 여러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핵심 시설의 부재였습니다. 정상급 인사들을 위한 내부 화장실은 물론, 참석자 전체가 이용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규모였습니다. 정상들은 50미터 이상 떨어진 곳으로 이동해야 했으며, 일반 참석자들은 더 먼 거리를 걸어야 하는 불편함이 예상되었습니다. 또한, 만찬에 필요한 조리 시설이 전혀 갖춰지지 않아 음식을 외부에서 공수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더욱이, 만찬장이자 행사장으로 설계된 리셉션장에는 가파른 계단이 설치되어 있었고, 엘리베이터는 단 1대만 운영될 예정이어서 휠체어 이용자나 노약자 등 이동 약자들의 접근성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목조 가설 건물로서 신축 당시부터 제기되었던 안전성 문제도 합동 안전 점검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전기 및 소방 시설 안전이 미확보된 점이 확인되었으며, 건물 자체의 안정화에 필요한 최소 3개월의 기간도 부족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박물관 신축 건물은 만찬 장소 대신 CEO 서밋 등 기업인 네트워킹 장소로 활용하는 방안으로 계획이 급히 수정되었습니다.
박물관 신축 건물, CEO 서밋 등 활용 계획
만찬 장소 변경이라는 초유의 결정으로 인해, 4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 국립경주박물관 신축 한옥 건물은 본래의 만찬 목적 대신 APEC CEO 서밋과 연계된 네트워킹 공간으로 새롭게 활용될 전망입니다. 이는 정상회의의 중요한 축인 경제 협력과 민간 부문 간의 교류를 촉진하기 위한 차선책으로 해석됩니다. 정부 관계자는 건물 자체에 구조적 하자는 없었으나, 성공적인 행사 운영을 위해서는 신속한 판단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초 주요 만찬 장소로 계획되었던 곳을 다른 목적으로 전환함으로써, 행사 운영의 유연성을 확보하고 참석자들에게 다양한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초격차 K-APEC' 위한 준비 현황과 민관 협력
한편, 구윤철 경제부총리는 APEC 정상회의 주요 인프라 현장을 직접 방문하여 준비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 엑스포공원, 미디어센터 등 주요 시설을 꼼꼼히 살핀 구 부총리는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작은 부분까지 세심하게 준비할 것을 당부했습니다. 그는 특히 문화행사가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 간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며, 이번 APEC을 통해 K-문화의 매력을 세계에 알리고 민간과의 '원팀' 협력을 통해 세계가 기억할 '초격차 K-APEC'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현재 경주에서는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주역사문화포럼'을 비롯한 다양한 사전 행사가 시민들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습니다.
행사 성공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
이번 만찬 장소 변경은 행사 개최가 임박한 시점에 이루어져, 준비 과정에서의 허술함과 예산 낭비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막대한 국민 세금이 투입된 시설이 본래의 목적인 정상 만찬에 사용되지 못하게 된 점은 아쉬움을 남깁니다. 그러나 정부는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와 참가자들의 편의 및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을 때,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입니다. 국제적인 행사의 위상과 성공적인 결과를 위해 신속하게 대안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