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연기와 35분의 판단
지난 24일 낮 12시가 채 되기 전, 경기 포천시 소흘읍 무봉리의 한 폐차장에서 불이 시작됐습니다. 신고 시각은 오전 11시 55분에서 57분 사이로 기록이 조금씩 엇갈리지만,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다는 점은 모든 기록이 같습니다. 검은 연기가 기둥처럼 솟구치면서 인근 고속도로에서도 연기가 목격될 정도였습니다.
소방 당국은 신고를 받고 곧바로 장비와 인력을 투입했고, 낮 12시 32분 대응 1단계를 발령했습니다. 헬기 5대를 포함해 장비 23대, 인력 56~58명이 동원됐습니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하는 비상 단계로, 불이 시작된 지 약 35분 만에 내려진 판단이었습니다. 다행히 현장에 있던 근로자들은 초기에 대피해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포천시는 오후 1시 재난안전문자를 발송해 화재 지점 주변 차량의 우회를 당부했습니다. 연기가 대량으로 퍼지면서 도로 통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대응 1단계는 오후 1시 54분에 해제됐습니다.
배터리와 인화성 물질이 만든 변수
진화가 쉽지 않았던 배경에는 폐차장이라는 공간의 특성이 자리합니다. 현장에는 폐차 차량과 부품 등 가연물이 다수 쌓여 있었고, 인화성 물질도 적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차량 배터리 폭발이 의심되는 정황까지 더해지면서 소방대는 안전 거리를 확보하며 진화에 나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다만 위험물이나 유해화학물질은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도 나옵니다. 초기 진화가 어려웠던 이유가 화학물질이 아니라 적재된 차량과 부품, 연료 잔여물에 있었다는 겁니다. 소방 당국은 화염을 차단하고 냉각 작업을 병행하며 연소 확대를 막는 데 집중했습니다.
반복되는 폐차장 화재, 남은 과제
포천에서 폐차장 화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월 가산면의 한 폐차장에서도 불이 나 차량 300대가 전소되고 인근 야산 일부가 소실됐습니다. 당시에도 주민 2명이 대피했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장비 32대와 인력 65명이 투입돼 2시간 20분 만에야 불길이 잡혔습니다.
두 사례 모두 인명 피해 없이 마무리됐지만, 매번 대규모 장비가 동원되는 구조적 위험은 그대로입니다. 경찰과 소방은 이번 화재의 최초 발화 지점과 원인, 재산 피해 규모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폐차장마다 쌓여 있는 배터리와 잔여 연료를 어떻게 관리할지, 조사 결과 이후 논의가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