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급락 속 던진 승부수
카카오가 회사를 둘로 쪼개기로 했습니다. 8월 21일 이사회를 통해 카카오AI와 카카오X로 인적분할을 결의했는데요.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으로 카카오AI가 0.36, 카카오X가 0.64의 비율을 갖게 되며, 기존 주주들은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배정받게 됩니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소식이 전해진 직후 카카오 주가는 장중 13% 이상 급락하며 3만 3,600원까지 밀렸습니다. 이란전 발발 직후 기록한 16% 낙폭 이후 가장 큰 하락세였는데요. 일반적으로 인적분할은 사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게 하는 호재로 여겨지지만, 카카오의 경우 과거 계열사 중복 상장 등으로 쌓인 불신이 이번에도 위험 회피 심리를 키운 것으로 풀이됩니다.
AI 사업 구체화와 실현 과제
신설법인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AI 사업에 집중합니다. 정신아 대표 내정자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AI 일간 활성 이용자 2,000만 명을 확보하고, AI 매출 1조 원, 전체 매출 6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자체 경량 모델인 카나나와 AI 컨덕터 기술을 통해 서버 추론 비용을 최대 90%까지 낮추고, 에이전트 기반 광고와 커머스로 수익 모델을 다각화할 계획입니다.
물론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기존에 안정적으로 벌어들이던 광고와 커머스 수익이 AI 사업 성과로 포장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한 외부 AI 모델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겠다고는 했지만, 실질적인 AI 전문 인력 확보나 GPU 인프라 구축이 조직 개편만으로 뒷받침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가치 재평가와 남은 과제
카카오는 이번 분할로 그룹 잠재가치인 34조 2,000억 원과 시가총액 16조 8,000억 원 사이의 괴리를 좁히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는 2021년 SK텔레콤이 SK스퀘어를 분할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사례와 비교되고 있는데요. 다만 SK스퀘어가 SK하이닉스라는 명확한 핵심 자산을 보유한 것과 달리, 카카오X는 여러 비상장 계열사 지분이 섞인 포트폴리오라는 점에서 한계가 지적됩니다.
카카오는 카카오X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을 단호히 부인했고, 두나무 지분 매각 차익으로 3,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추진하며 주주환원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단순한 조직 개편을 넘어 카카오AI가 구체적인 매출과 구독자 수로 실질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입증할 때 비로소 17조 원의 가치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앞으로 핵심 지표 공개와 주주 소통 확대에 더욱 힘을 써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