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쓰레기산 붕괴, 5만5천톤 무게에 눌린 시스템의 경고

조문경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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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0일 오후 6:21

발행: 2026년 3월 10일 오후 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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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세계 최대 매립지에서 쓰레기산 붕괴로 7명이 사망한 사고는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닌 시스템적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2008년 금지된 노천매립이 방치되며 누적된 위험이 폭우로 인해 현실화되었고, 정부는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지만, 환경부와 지방정부 간 책임 공방 속에서 근본적 해결책에 대한 의문이 남습니다.

비극을 부른 단순한 폭우가 아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외곽, 세계 최대 규모의 쓰레기 매립지에서 일어난 붕괴 사고는 단순한 자연재해를 넘어선 충격입니다. 지난 8일 오후, 브카시의 반타르게방 매립지에서 폭우로 인해 높이 50m, 무게 5만 5천 톤에 달하는 쓰레기 더미가 무너져 내렸습니다. 하역을 기다리던 쓰레기 수거차량 운전기사와 매립지 안에서 생계를 이어가던 노점 상인 등 7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 비극은, 폭우라는 도화선에 불을 붙인 건 결국 시스템의 한계였습니다. 사고 당시 매립지에는 축구장 380개 면적에 해당하는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이는 자카르타 대도시권 4200만 명이 배출하는 쓰레기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죠.

금지된 노천매립, 방치된 책임

이번 사고의 뿌리는 2008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인도네시아 환경부는 환경오염과 안전사고를 이유로 노천 매립장 운영을 금지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 규정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하니프 파이솔 누로픽 환경부 장관은 사고 후 강하게 비판했는데요, 자카르타 주정부가 금지된 노천 매립 방식을 방치한 데 책임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반타르게방 매립지는 하루에 자카르타에서 나오는 쓰레기 7400톤에서 많게는 8500톤까지 처리하는 핵심 시설입니다. 규제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커질수록 관리의 빈틈은 더 넓어졌고, 그 결과가 바로 이번 붕괴 사고로 이어진 겁니다. 지난해 12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쓰레기 더미가 무너져 차량이 강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을 정도로, 위험 신호는 반복되고 있었습니다.

붕괴 이후: 투자 계획과 남은 의문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은 사고 후 대응으로 향후 2년 안에 쓰레기를 소각해 전기를 생산하는 폐기물 에너지화 시설을 34개 구축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총 35억 달러(약 5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계획입니다. 그는 현재 운영 중인 대부분의 매립지가 2028년쯤이면 수용 능력을 초과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새로운 처리 방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죠. 하지만 이 계획이 즉각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과도기적 해법 없이 매립지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이미 극한에 달한 상태입니다. 게다가 환경부와 지방정부 간의 책임 공방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어렵게 만들고 있습니다. 2005년에는 유사한 쓰레기 산 붕괴로 31명이 사망한 적이 있을 만큼, 이번 사고는 처음이 아닙니다. 투자 계획이 실질적인 관리 체계 개선과 동시에 진행되지 않는다면, 또 다른 비극을 막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