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만원 빚 독촉에 79시간 감금·강제 도박…20대 2명 집행유예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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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2월 13일 오전 11:18

발행: 2025년 12월 13일 오전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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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에서 20대 남성 2명이 10대 청소년에게 550만원을 빌려준 뒤 변제를 강요하며 79시간 감금, 폭행, 협박을 가하고 강제 도박까지 시킨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채권 추심 과정의 폭력 행위를 중대한 범죄로 보았으나, 피해자와의 합의 및 처벌 불원 의사를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정했다. 이 사건은 사채 추심을 빌미한 폭력의 실태와 피해자 보호의 한계를 드러냈다.

채권 추심이라는 이름의 폭력

청주에서 20대 남성 두 명이 10대 청소년을 79시간 동안 감금하고 폭행하며 채무 변제를 강요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들은 피해 청소년 A군에게 550만원을 빌려준 것을 빌미로 ‘손가락을 자르겠다’는 협박에서 시작해, 강제 노동과 인터넷 도박까지 시키는 등 잔혹한 행위를 저질렀습니다. 법원은 범행의 죄질이 무겁다고 지적했지만, 피해자와의 합의와 처벌 불원 의사를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정했습니다. 이번 사건은 사채 추심을 가장한 명백한 폭력 범죄의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7월입니다. 18세 A군은 지인을 통해 20대 B씨에게 550만원을 빌렸고, 이자를 합쳐 800만원을 갚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약속한 변제일이 되기도 전인 사흘 뒤부터 B씨의 강도 높은 독촉이 시작됐습니다. B씨는 문신을 보여주며 공포심을 조성하고, 욕설과 협박을 일삼았습니다. 연락을 피하는 A군을 직접 찾아가 폭행한 뒤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 감금 상태에 빠뜨렸죠.

79시간의 공포, 감금과 가혹행위

감금은 79시간, 즉 3일이 넘는 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B씨는 A군에게 “돈을 못 갚으면 손가락을 자르겠다”며 지속적으로 위협했고, 각종 심부름과 허드렛일을 강요했습니다. B씨의 지시를 받은 또 다른 20대 C씨도 합류해 A군을 감시하며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C씨는 A군에게 추가로 100만원을 빌려준 뒤, 그 돈으로 인터넷 도박을 하도록 강요했습니다. A군이 도박으로 그 돈마저 모두 잃자, C씨는 더욱 극단적인 방법으로 압박에 나섰습니다.

A군은 결국 “밖에 나가서 도둑질이라도 해 돈을 갚겠다”는 말까지 하게 됐고, C씨는 그의 머리카락을 강제로 ‘해병대’ 스타일로 자르는 굴욕까지 줬습니다. 79시간의 공포 끝에 풀려났지만, A군에 대한 협박과 빚 독촉은 끊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A군의 부모가 이 사실을 알고 경찰에 신고하면서 이들의 범행이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법원의 판단, 합의와 죄질 사이

청주지방법원은 B씨와 C씨에게 감금 및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가 채권 추심 과정에서 이뤄진 폭행과 장시간 감금이라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점, 도박을 강요한 점, 강제 이발 등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준 점 등을 중대한 범행으로 봤습니다.

그럼에도 집행유예가 선고된 데는 몇 가지 법정 참작 사유가 작용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으며, 무엇보다 피해자 A군과 합의를 맺고 A군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점을 크게 고려했습니다. 이에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추가로 내렸습니다. 이러한 판결은 피해 회복과 화해를 중시하는 형사 사법 시스템의 한 단면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가혹한 범행에 대한 처벌의 적절성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남은 쟁점과 사회적 질문

이 사건은 단순한 채권 분쟁을 넘어,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소년을 상대로 한 조직적 폭력과 인권 유린의 문제를 제기합니다. 피해 청소년은 금전적 빚을 갚지 못한다는 이유만으로 신체적 자유를 박탈당하고, 도박에 끌려들어가며 2차 피해를 입었습니다. 법원이 지적했듯 ‘채권 추심’이라는 명분은 이런 폭력과 감금을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한편, 피해자와의 합의가 형량에 미치는 영향력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피해자가 겪은 정신적 충격과 공포를 고려할 때, 합의만으로 가해자의 형이 실형에서 유예로 바뀌는 것이 과연 정의에 부합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번 판결은 미성년자 대상 범죄의 엄중함과 피해자 보호 장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