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시행, 법조계에 던진 '고발 남용'과 '사건 핑퐁'의 우려

뉴조조조
5개의 관련 기사

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14일 오전 6:49

발행: 2026년 3월 14일 오전 6:49

요약 생성중...

법왜곡죄 시행으로 인해 법조계 내부에서는 고발 남용과 수사 기관 간 '사건 핑퐁'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이 동료나 판사를 수사하는 이례적 상황과 고소·맞고소의 악순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대법원은 판사 지원을 위한 변호사 비용 확대 등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는 사법부 독립 훼손 우려도 나오며, 새 법률이 안고 있는 모호성과 부작용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법조계를 뒤흔든 새로운 죄목

지난 12일부터 시행된 '법왜곡죄'가 법조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판사나 검사, 수사관이 법령을 고의적으로 왜곡 적용하거나 증거를 조작할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에 처할 수 있는 이 법률은, 시행 직후부터 여러 고발장이 접수되는 등 현실화되고 있는데요. 특히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결정과 관련된 고발이 첫 사례로 알려지며 정치·사법적 논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법조계 내부에서는 이 법이 판사와 검사들을 겨냥한 무분별한 고소·고발의 도구로 악용될 수 있다는 강한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우려의 배경에는 법조인의 소극적 업무 태도로의 전환이 있습니다. 처벌을 의식한 나머지 수사를 미루거나, 판결문을 지나치게 간소화하는 등의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더 큰 문제는 수사 주체가 모호하다는 점인데요. 현재 법체계상 법왜곡죄의 1차 수사는 경찰이 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경찰이 동료 경찰은 물론, 검사나 판사를 수사하는 이례적인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법조계에서는 경찰의 법리 해석 경험과 지식의 한계를 들어 수사의 적절성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수사 과정의 '무한 루프' 가능성

법왜곡죄가 초래할 수 있는 가장 기이한 시나리오는 '사건의 무한 루프'입니다. 한 형사 사건에서 피고인이 검사를 법왜곡죄로 고소하면, 경찰은 그 검사를 수사하게 됩니다. 만약 피고인이 경찰의 수사 결과에 불복해 다시 고소한다면, 그 경찰을 다른 경찰이 수사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질 수 있는 거죠. 이런 과정이 판사 단계까지 이어지면, 하나의 사건이 끝없이 반복 수사되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여기에 고소와 맞고소의 악순환도 더해집니다. 법왜곡죄로 고발당한 판사나 검사가, 자신을 고소한 사람을 무고죄로 맞고소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변호사는 "법왜곡죄로 수사한 행위 자체가 또 다른 법왜곡이라는 주장이 가능해져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쟁점은 위법 수집 증거에 대한 판단입니다. 과거 여러 정치적 사건에서 위법 수집 여부를 두고 법원의 1심과 2심 판결이 엇갈린 경우가 많았는데, 법왜곡죄 시대에는 이러한 법원의 상반된 판단 자체가 고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대응 방안 모색과 미래 전망

이런 우려들에 대해 사법부는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습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법왜곡죄로 인해 형사 고소·고발 위험에 처한 판사들을 지원하기 위해 변호사 비용 지원 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전국 법원장 간담회에서는 무분별한 고발에 적극 대응할 별도 위원회 구성, 법관을 위협하는 온라인 게시물에 대한 대책 마련 등이 논의되었습니다. 판사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심리 상담 지원을 확대하고, 법률 비용 보험 가입을 검토하는 등 포괄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입니다.

국제사회의 시선도 따가운데요. 국제상사법원 포럼에 참석한 외국 판사들은 한국의 법왜곡죄 도입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판사의 재판상 판단에 대해 면책권을 보장하는데, 이러한 법률이 사법부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결과적으로 국가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현재 법왜곡죄에 대한 수사 권한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공수처법 개정 논의도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법왜곡죄는 사법 시스템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키려는 의도에서 탄생했지만, 그 시행 과정에서 드러난 수많은 부작용 가능성들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