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문과 수사의 교차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 교인들의 국민의힘 집단 가입으로 불거진 논란에 대해 드디어 공식 사과했습니다. 임정환 총회 총무대행은 지난 20일 교단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치적 논란을 야기한 책임에 무거운 심정을 표하며, 앞으로 정치권과의 연계를 일절 차단하고 정치적 중립을 엄격히 준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사과는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강도 높은 수사가 막을 내리지 않는 상황에서 나왔습니다. 합수본 조사 결과 신천지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국민의힘 대선 및 총선 경선 등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최소 5만 6,472명의 신도를 당원으로 가입시킨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특히 이만희 총회장을 정점으로 한 지휘부가 지파별 목표 인원을 설정하고 실적을 점검한 정황도 드러났는데요. 이는 단순한 개인의 정치 참여를 넘어선 조직적 개입이라는 점에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양당을 아우르는 의혹의 그물
국민의힘 가입 의혹뿐 아니라,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 측과의 연관성도 수사선에 올랐습니다. 합수본은 8월 20일, 경기 고양시와 서울 서북부·경기 북부를 관할하는 시몬지파의 신학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지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역 선거캠프 측 요청으로 신도들이 경선 지원을 위해 당원으로 가입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수사 과정에서 2022년 말 일부 신도가 국민의힘 가입에 거부감을 보이자 간부가 민주당 가입을 권유했다는 진술도 확보되었습니다. 다만 이것이 총회 차원의 조직적 지시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양당 모두에 당원 가입이 이루어졌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이번 사태는 특정 정당을 겨냥한 문제가 아닌 종교 단체의 정치 개입 전반에 대한 우려로 번지고 있습니다.
보석 심문 앞둔 전략적 사과 논란
신천지의 사과가 나온 시점에도 눈길이 쏠립니다. 이만희 총회장의 보석 심문을 단 하루 앞둔 8월 20일에 발표되었기 때문입니다. 교단은 그동안 어떠한 정당 가입 지시도 없었으며 일부 신도의 개인적 판단이라고 주장해왔는데요. 갑작스러운 입장 전환에 대해 진용식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협회장은 단순 사과를 넘어 교리적 배경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고,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보석 심문 직전의 사과라는 점에서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평가를 내놓았습니다.
합수본은 이만희 총회장을 구속기소한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있으며, 민주당 가입 의혹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신천지가 정치적 중립을 약속한 만큼, 사법 절차를 통해 밝혀질 진실과 이후 실제 행동이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