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막혔는데 집값은 여전히 상승세입니다.
잇따른 대출 규제와 은행권의 관리 노력으로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1년 반 만에 최저 수준으로 둔화되었지만, 서울 집값은 오히려 상승폭을 키우며 시장의 복잡성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반된 흐름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효과와 시장 참여자들의 기대 심리 간의 팽팽한 줄다리기를 보여줍니다.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서울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현상은 시장의 기대 심리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방증합니다.
대출 규제 효과, 1년 반 만에 가장 적은 증가폭
지난 9월,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액은 3천730억 원에 그치며, 이는 8월 증가액(3조 9천251억 원) 대비 3조 5천억 원 이상 줄어든 수치입니다. 만약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1월 이후 8개월 만에 월간 최소 증가폭을 기록할 전망입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1년 6개월 만에 가장 적은 증가폭을 보였고, 신용대출 역시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 전반적인 대출 수요 위축이 뚜렷합니다. 이는 6·27, 9·7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규제 강화와 은행들의 대출 총량 관리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규제에도 서울 집값은 오름폭 확대
그러나 이러한 대출 억제 효과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9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19%로, 전주 대비 상승폭이 확대되는 추세입니다. 이달 들어 매주 상승폭이 커지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신고가를 경신하는 단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정부의 대출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포모' 심리 확산, 가격 상승 견인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배경으로 현금 보유력이 높은 일부 매수자들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를 꼽고 있습니다. 규제 강화로 대출을 받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오히려 '지금이 아니면 집을 살 기회를 놓친다'는 '포모(FOMO, 소외 공포)' 심리가 확산되며 시장의 기대 심리가 여전히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높은 금리 상황 속에서도 거래량이 줄지 않고 신고가(신고가 경신)가 나오는 것은 이러한 심리가 가격 상승을 견인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부·한은, 시장 기대 심리 관리 강조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가계부채 증가세는 둔화되었으나,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 가격 상승세 둔화가 제한적이라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택시장 기대 심리를 관리하고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부 역시 시장 과열이 지속될 경우 추가적인 규제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부동산 정책의 향방이 주목됩니다.
대출은 막혔지만 집값은 오르는 복잡한 양상이 지속되면서, 정부는 가계부채 관리와 부동산 시장 안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심을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